배우 김민희가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민희의 수상 가능성은 30% 정도였다. 영화 '아가씨'에서 충분히 매력적이고 도전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현재 그가 두문불출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워낙 셌기에 유력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청룡은 결국 김민희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5일 열린 2016년 제37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주연을 맡은 '아가씨'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 자리에 올랐다.
이날 여우주연상에는 김민희를 비롯해 '덕혜옹주'의 손예진, '죽여주는 여자'의 윤여정, '굿바이 싱글'의 김혜수, '최악의 하루'의 한예리 등이 노미네이트 됐다. 일부에서는 손예진과 윤여정의 대결을 점쳤었다.
결국 수상의 영광은 김민희에게 돌아갔다. '이래서 청룡은 재미있다'란 말이 다시금 상기되는 순간이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에 이날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객석에서는 이날 운집한 김민희의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김민희는 이날 자리에 없었지만 빈 자리를 대신한 것은 팬들의 목청높은 함성이었다. 또 그를 기다리는 영화인들의 표정에는 그리움이 서리기도 했다.
이런 김민희의 수상은 하지만 예상 가능하듯 후폭풍을 몰고왔다.
'청룡이 다시한 번 권위를 세웠다'라며 청룡영화상의 선택을 반기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유독 여우주연상으로 이슈몰이를 하는 청룡영화상이 다시한번 이를 노림수로 이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아가씨'에서 선보인 김민희의 연기는 놀라웠고, '받을 사람이 받았다'란 말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만약 사생활 스캔들이 없었다면 누구보다 축하를 해 줬을지도 모를 영화팬들이다. 하지만 배우이면서도 대중 스타인 김민희에게 들이미는 사람들의 도덕적 잣대는 날카로운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김민희의 수상을 둘러싼 대중의 엇갈린 반응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김민희의 수상은 배우가 '연기말고 뭣이 중하느냐'를 보여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날 후보에 오른 여배우들이 저마다 수상 가능성이 높아 조금이라도 기대를 하고 왔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가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룡이 김민희에게 상을 준 것은 의도하지 않았을지언정 영화제의 권위를 보여주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민희는 지난 여름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복귀 가능성 역시 지금으로서는 희미하다. 두 사람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홍상수 감독은 가정법원 측에 이혼조정을 접수한 사실이 알려진 바다. / nyc@osen.co.kr
[사진] '아가씨' 스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