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의 보조개 꽃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하는 '세끼집'의 둘째 에릭의 맛있는 요리에, 어쩌면 난생 처음 tvN '삼시세끼' 출연의 행복을 깨닫게 된 듯한 분위기다.
앞서 이서진은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호감도가 상승했다. '꽃보다 할배'의 짐꾼, '삼시세끼-정선편'의 맏형으로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았음에도, 한결같이 툴툴대면서 또 제 할일 알아서 하는 모습이 시청자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반복되는 캐릭터가 자칫 식상함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던 찰나, '삼시세끼-어촌편3'에, 에릭이 합류했다. 물론 '귱턴'이나 '힘균상'으로 불리며 모든 일에 긍정에너지를 쏟아내는 막내 윤균상 역시 탁월한 섭외임에 틀림없지만, '어촌편3'의 신의 한 수는 누가 뭐래도 바로 '에대리', '에셰프' 에릭의 합류였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에릭의 등장은 이서진의 캐릭터도 변화시켰다. 제한된 환경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삼시세끼'에서 늘 제작진을 향한 불만으로 날이 섰던 이서진은, 7회를 거듭하는 동안 매회 보조개 꽃이 활짝 피고 있는 상황.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하는 이서진표 마인드는, 에릭의 등장과 함께 부서졌다.
이서진은 에릭이 만들어내는 요리를 그저 즐기는 것이 아닌, 에릭에게 수시로 '뭐 필요한 것 없냐?'며, 특기인 감자 깎기를 비롯해, 마늘 까기와 빻기, 청양고추 넣기 등 도울 일을 자발적으로 찾아 헤매는 시즌 사상 처음으로 '능동적 노예 서지니'로 거듭났다.
지난 25일 방송에서 에릭이 '그럼 (읍내) 나갈까요'라고 말을 던지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냥 전속력으로 동생들을 데리고 항구로 향한 것 역시 에릭에 대한 무한 신뢰와, 에릭에 대한 사랑이 함축된 장면이었다.
결국 에릭의 등장은 '삼시세끼'의 본질이었던, 자급자족한 식재료로 '한 끼'를 해결하는 재미를 확실하게 보장함과 동시에 터줏대감 이서진의 변화에도 일조, 명실상부 나영석 PD표 '신의 한 수'였다는 점을 입증했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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