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도 이해되고 이선균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를 '내 일'이라고 가정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이아바'는 늘 뜨거운 불판을 형성,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는 남편이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되고 SNS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내용을 그리는 드라마로,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도현우(이선균 분)는 '토이크레인'이라는 닉네임으로 주식 갤러리에 자신의 사연을 남겼고, 이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됐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듯 격한 반응을 보였고, 토이크레인의 글을 목 빠져라 기다리기도 했다. 이는 '이아바'를 바라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
시청자들은 드라마 안에서의 상황처럼, 각종 드라마 커뮤니티 안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듯 이입하고 공감하는 인물도 다르다. 워킹맘 정수연(송지효 분)이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고군분투했다는 사실과 속내가 드러나자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 지수가 수직 상승했다.
물론 불륜이 잘한 일이라는 건 아니다. 불륜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고, 수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믿었던 아내에게 배신 당한 격이 된 현우의 분노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깊은 대화나 이해가 없었던 부부 사이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25일 방송된 9회에서 현우는 수연과 별거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조금이나마 수연의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단순히 쓰레기 버리고 아들 준수를 어린이집 차에 태워주는 일 정도만 해오던 현우는 그간 수연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됐다. 특히 다른 엄마들에게 왜 수연이 항상 저자세였는지를 알게 되면서 현우는 아내를 받아들여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각자의 상황이 되어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아바'는 아주 촘촘하고 세심하게 담아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부부의 현실을 투영하겠다던 김석윤 PD의 의도는 회를 거듭할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부부 관계를 바로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전하고 있는 것.
그리고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설전 역시 그동안 몰랐던 타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이아바'가 다른 여타의 불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와 다른 점이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드라마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