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B1A4(비원에이포)가 'SNL8' 호스트로 나서 역대급 웃음을 만들어냈다. 왜 이제서야 호스트로 나왔는지, 서운해질 만큼 분명한 웃음 메이커였다.
26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8'은 6년차 아이돌 B1A4가 호스트로 나섰다. 당초 '초통령'으로 불리며 10대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B1A4가, 19금과 셀프디스 등을 앞세워 망가지는 호스트를 소화할 수 있을지를 우려했던 것은 기우였다. 이날 B1A4 멤버들은 각종 콩트에 투입되어 제 옷 입은듯한 코믹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하며 '코믹돌', '연기돌'로 거듭났다.
자신들의 히트곡 '이게 무슨 일이야'로 오프닝을 연 멤버들은, 산들의 흑역사로 꼽히는 학창시절 사진에서 등장한 도수 높은 안경을 멤버 전원이 쓴 채 첫 인사를 건네, 초반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예상대로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했던 진영은 자신의 역할을 패러디했다. 함께 호흡했던 배우 김유정은 안영미가, 박보검은 신동엽이 각각 맡아 연기했다. 내관인 안영미와 몰래 사랑을 하던 진영은 결국 세자인 신동엽에게 발각되어 처벌을 받게 됐다. 이후 새로운 내관으로는 여자처럼 예쁜 공찬이 투입, 신동엽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기대했던 '3분 시리즈'는 단연코 역대급이었다. B1A4 멤버들은 각각 다양한 '보이프렌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내 말 들어주는 남친' 바로는 깨를 뿌리고, 벼룩의 간을 빼고, 카페도 없애려고 나서는 등, 여친 이세영의 말을 무조건 들어주는 남친으로 변신했다. 토시오를 제거하기 위해 TV속 '주온'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일심동체' 진영은 세영과 감기도 함께, 트름도 함께, 추위도 함께 탔다. 결국 토도 함께 하고, 하이힐도 함께 신는 모습은 세영을 경악케 했다. '챙겨주고 싶은 남친' 산들은 빈틈 투성이 모습에 바지를 깜빡하고 나오는 탓에 헤어졌다. 'X-보이프렌드' 신우는 '자니?' 문자를 시작으로 '짜니?', '앞니?', '웃니?' 등의 문자를 연발하며 곁에서 흐느꼈다. 공찬은 '소년같은 남자'로 코난, '벼락부자 남친'으로 토르로 정점을 찍었다.
믿고 보는 연기돌이 맞았다. B1A4는 이날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큰 웃음을 만들어 냈다. "컴백하면 또 나오고 싶다"는 바로의 클로징 말처럼, 언젠가 한 번쯤 'SNL코리아8'에 다시 했으면 좋겠을, 그런 호스트였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