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킹켱규의 ‘개방’(개와 함께 하는 방송)이냐, 신흥 이천수의 ‘축방’(축구 방송)이냐. 이 양보 없는 싸움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이뤄지고 있고, 일단 전반전은 이천수의 승리로 돌아갔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MLT-39에서는 무려 6개월 만에 돌아온 이경규로 모두가 그의 1위를 예상했다. 5승의 저력도 있고, 누워서 방송해도 승리를 가져갔던 그이기 때문. 이에 백종원을 잇는 ‘마리텔’의 장기집권 왕으로 불린 ‘킹경규’다.
그런 이경규가 개방 시즌2로 돌아왔다. 두치가 새끼를 여덟 마리나 낳았기 때문. 이경규는 앞으로 새끼를 낳을 개들이 많이 있으니 ‘마리텔’이 막을 내리는 날까지 개방을 진행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출산을 두 달 남겨 놓은 꾸마가 소개되기도.
강아지들은 그냥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됐다. 낑낑대며 어미를 찾는 모습에 이경규는 두치를 눕혀 최초로 모유수유 방송을 진행했다. 강아지들에게 두부, 두점, 두눈이 등 생방송 시청자들로부터 제안 받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경규의 개방이 힘을 얻는 이유는 강아지들을 바라보는 이경규의 말투와 눈빛 때문이다. 그는 평소 원조 독설과 호통을 치기로 유명한 방송인. 몰아치는 말투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어쩔 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야말로 아이를 어르듯 ‘우쭈쭈’하는 모습이 신선하기 그지없다. 즉, 별말 하지 않고 별 내용이 없어도 묘하게 재미가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이경규의 저력이다.
그런 가운데, 이천수는 조기축구회에서 왕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축구 사랑은 익히 알려진 바. 최근 축구는 여러 단체에서 권력이라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모르모트 PD와 함께 진행하며 그 비결을 전수했다. 앞서 모 PD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풋살을 통해 이천수와 선수,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모 PD의 실력을 생각하면서 이천수와 축방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가 관전포인트.
축구에 대한 관심은 역시 뜨거웠다는 걸 시청률 1위를 통해 증명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천수가 전반전을 장악한 것. 과연 후반전까지 이 시청률을 이끌고 가서 최종 우승할지, 아니면 이경규가 5승에 빛나는 왕다운 저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