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무한도전'이다. 지금 같은 시국에서는 더더욱 고마운 그들이다.
지난 1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행운의 편지' 특집에서 멤버들은 역경을 딛고 서로의 우체통에 미션 봉투를 넣었다. 봉투 안에는 멤버들을 향한 애정(?)이 듬뿍 담긴 미션이 적혀 있었고 '의상한 형제' 특집 때처럼 정준하를 향한 몰아주기는 역시나였다.
행운 아닌 불운의 주인공이였다. 유재석은 북극곰 만나기 미션을 적었고 하하는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5에 출연하라고 종용했다. 박명수는 심지어 자신의 몸종이 되길 원했고 정준하는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까지 타야 했다.
앞서 세 미션을 모두 수행했고 이제 북극곰만 만나면 됐다. 26일 방송에서 이마저 이뤄졌다. 정준하는 박명수와 함께 흰 털옷을 입고 북극으로 떠났다. 먼 곳이었지만 팬들의 응원을 한몸에 받았고, 심지어 국가적인 사명감까지 품었다.
두 사람은 캐나다 북부 처칠에 있는 북극곰 보호소로 날아갔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북극곰을 실제 눈으로 보며 카메라에 가득 담았다. 어미곰과 새끼곰이 함께 뛰놀고 '응가'까지 하는 걸 보며 신기해했다.
북극으로 날아가고 그들의 생태계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을 방송은 몇 없다. '무한도전'이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벌칙이라는 가벼운 포맷이었지만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으며 '국민 예능'다운 위엄을 뽐냈다.
심지어 약속한 미션 모두 수행했다. 정준하는 그 힘들다는 엠넷 '쇼미더머니5'에 출연하는 용기를 보였고 기꺼이 박명수의 몸종이 돼 웃음을 자아냈다. 무서운 롤러코스터도 탔고 북극까지 날아가 북극곰의 현실을 안방에 전달했다.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에 온 국민이 허탈한 요즘, 약속을 지키는 '무한도전'이 고마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