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양세형이 고정 멤버라고 말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이끄는 정식 멤버라는 것을. 여기에 ‘무한도전’의 수장이자 대변인인 유재석의 강력하고 확고한 말까지 더해졌다.
양세형은 지난 4월부터 ‘무한도전’에 고정 멤버로서 출연 중이다. “도움을 주고 있다”는 유재석의 설명과 함께 만화 작가와의 협업이었던 ‘릴레이툰’ 특집 때부터 빠짐 없이 출연 중이다. 7개월의 시간이 흘러갔고, 그 사이 그가 고정 멤버냐 아니냐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소모적인 논쟁도 있었다. 허나 양세형은 김태호 PD의 “‘무한도전’에 왜 필요한지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라는 말처럼 쉴 새 없이 재미 장치를 만들며 고정 멤버로서의 활약을 톡톡히 했다.
물론 양세형이 고정 멤버라는 확정적인 발표가 방송을 통해 있길 바라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사실상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출연자 변동이 잦고, 제작진의 계획대로 새로운 출연자가 오고가지만 ‘무한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랐다. 지난 해 광희가 새 멤버를 찾는 특집인 ‘식스맨’을 통해 선발됐던 것처럼 어떤 방식이든지 정식으로 양세형이 고정 멤버라는 확정을 짓길 바라는 이들이 있었던 것. 이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누리는 까닭에 정식 절차라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때마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양세형의 고정 출연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신 방송으로 보여줬다. 양세형 스스로 활기를 불어넣었고, 아무래도 11년간 방송되며 웃음 활로가 어느 정도의 틀이 정해져 있었는데 그 틀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장치를 만들어냈다. 백마디 말보다 중요한 양세형이 왜 ‘무한도전’ 고정 멤버인지에 대한 일말의 의문점을 방송으로 하나 하나 없앴다.
양세형의 합류로 더 재밌어졌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굳이 그가 고정 멤버라고 발표할 이유도 없어졌다. 이미 7개월 동안 활약했기에 그는 별다른 논란이 없는 한 ‘무한도전’과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늘 오디오가 비지 않고 꽉 차게 만든다는 칭찬, 깐족거리면서 재미를 만든다는 고마운 마음이 양세형을 바라보는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달라진 모습이다.
김태호 PD는 지난 달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양세형 씨가 고정이다, 아니다고 말하는 게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킨다. 멤버다, 아니다를 확고하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필요하다면 할 거다. 양세형 씨는 이번 주, 다음 주, 그리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고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미 그가 고정 멤버였고 앞으로도 함께 할 출연자라고 못박았다.
그는 “광희 씨와 양세형 씨는 다르다. 광희 씨는 식스맨 특집을 통해 당시 유망주였던 상황에서 뽑혔다. 양세형 씨는 이미 예능에서 맹활약하던 대세였다. 양세형 씨는 이미 6개월간 왜 자신이 필요한지 방송을 통해 스스로 보여줬다”라면서 설명했다.
마침내 ‘무한도전’은 26일 멤버들이 양세형의 출연에 대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이 나오지 않도록 차단했다. 미리 예상했던 큰 그림이 짜였기에 가능한 확정 언급이었다. 박명수는 “양세형 씨는 내년에도 같이 할 수 있는 겁니까?”라고 일부러 물었고, 유재석은 “네”라고 확고하며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답했다.
이어 그는 “저는 오히려 반대로 걱정했다. 형님이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라고 요즘 웃음 활약이 적어 시청자들 사이에서 언제나처럼 논란이 있는 박명수를 꼬집었다. 박명수는 그동안 웃음을 터뜨리는 기복이 있었고, 이 같은 따가운 눈총 속 대박 재미를 터뜨리며 반전을 만드는 예능인이었다. ‘무한도전’이 그동안 가장 중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입을 열었던 ‘대변인’ 유재석의 말 한 마디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