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가 잘못했다?
유행처럼 번진 많은 '먹방'과 '쿡방'이 있었지만, 이렇게 조용하게 시청자들을 배고프게 만드는 예능이 또 있을까. 단지 하루 세끼의 밥을 지어먹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주고, 덤으로 배고픔도 함께 선사하고 있다. 금요일 밤 시간대에 야식을 부르는 예능 '삼시세끼'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시리즈가 지난 2014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3년째 꾸준히 인기를 끌어오고 있다. 정선편을 시작으로 어촌편과 고창편, 그리고 또 다시 어촌편까지 다양한 멤버와 게스트들이 오갔고 수많은 메뉴들이 탄생했다. 단지 밥 세끼 지어먹는 예능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방송을 보게 된 시청자들은 이 오묘한 조합의 쿡방에 단단히 매료됐다.
'삼시세끼'는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하다. 세 명 혹은 두 명의 멤버가 시골이나 어촌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해나가며 밥을 해먹는 이야기들이다. 쿡방과 먹방의 조합이고, 주로 음식을 하고 먹는 모습이 방송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 특히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3'는 새로운 조합이 주는 재미와 에릭의 요리교실을 보는 즐거움까지 두 배의 재미다. 단지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다.
정선편을 이끈 이서진이 에릭, 윤균상이라는 새로운 파트너와 득량도에서 펼치는 이번 시즌은 유독 중독된다. 나영석 PD의 예능이 의외의 소재에서 오는 소소한 웃음을 중독적으로 펼쳐놨는데, 이번 어촌편이 특히 강력하다. 에릭과 윤균상, 두 멤버의 개성 강한 캐릭터와 이들을 만나 또 달라진 이서진의 매력, 그리고 세 사람의 '케미'가 좋다.
여기에 요리교실을 운영하는 듯한 에릭의 화려한 요리쇼를 보는 재미까지. 에릭은 이번 시즌의 첫 번째 메뉴였던 수제비부터 지난 방송의 닭갈비까지 화려한 메뉴들을 늘어놨다. 자장밥을 만들고 코스로 나오는 생선요리와 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수육까지 다양한 요리로 세끼 가족을 홀렸다. 득량도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생선을 이용하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왔는데, 이서진이 늘 보조개 꽃을 피우고 있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한 상이 차려진다.
이렇게나 요리를 잘할 줄 몰랐던 에릭인데, '삼시세끼 어촌편3'을 통해 또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자신만의 '에시피'가 있고, 요리 방송을 보고 배운 노하우와 득량도 촬영 전 수산시장에서 회 뜨는 기술과 김치 담그는 방법을 배우는 성실함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서진이 스스로 일을 찾아하게 만들 정도로, 에릭의 요리는 멤버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감탄할 정도의 실력이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더하다. 금요일 밤 '삼시세끼'를 보며 고픈 배를 움켜쥔다는 반응이다. 많은 쿡방과 먹방이 그렇겠지만, 유독 시청자들을 배고프게 만드는 예능이 '삼시세끼 어촌편3'다. 에시피를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것은 기본.
특히 '삼시세끼' 제작진이 만든 마법의 자막까지 더해져 프로그램을 더 맛깔나게 만든다. 캡틴, 에셰프, 귱턴 등 캐릭터 설정부터 '버퍼릭', '에시피', '설거지니' 등 이름 등을 이용한 센스 있는 자막들과 기막힌 맛 표현까지. '삼시세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면서도 또 재미있고 중독적인 양념 역할을 한다. 재치 있는 자막이 더해지면서 에릭이 만드는 요리가 더욱 생생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야식을 부르는 예능이 좋다고만은 말할 수는 없지만, 이서진과 에릭, 그리고 윤균상의 어촌라이프까지 더해지니 안 보기엔 또 섭섭하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