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전개상 많지 않은 분량이 아쉬울 뿐이다. 가수 겸 배우 보아가 털털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호감 가는 성격을 잘 표현하며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다음 작품에서는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을 맡기를 간절히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을 정도로 연기 참 잘하는 중이다.
보아는 현재 JTBC 금토드라마 ‘이아바’에서 방송 작가이자 아내의 외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도현우(이선균 분)의 든든한 지원군 권보영을 연기한다. 일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고, 뭐 하나 틀린 말을 하지 않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권보영을 보아가 더 매력적으로 연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10부가 방송된 ‘이아바’는 현우와 정수연(송지효 분)이 외도와 갈등으로 그간의 문제가 있었던 부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보영에게 호감이 생긴 안준영(이상엽 분)의 이야기까지 곁들어 공감가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이다. 12부작이라는 우리나라 방송 환경에서는 의미 있는 짧은 흐름의 도전인데 짜증나는 악역 없이 인생살이 중에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이야기와 고민들을 건드리고 있다. 해야 할 이야기는 마냥 가볍지 않고 묵직한 요소가 있는데 12부작이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는 이 드라마를 참 재밌게 만드는데 그러다 보니 주연인 현우와 수연의 이야기 외에 준영과 보영이 친밀해지고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 깊게 다뤄지진 않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해도 늘 등장할 때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털털한 매력을 뿜어대는 보아의 모습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보아는 이 드라마 등판 때부터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무대 위나 드라마 속에서나 독을 품고 임한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대중이 알고 있는 가수 보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방송 작가이자 누구나 감쌀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여자 보영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매력적인 인물을 발로 걷어차지 않고 더 흥미롭게 더 매력 넘치게 표현하는 재주가 있었다. 연기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권보영이라는 실제 있을 법한 여자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는 보아.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다양한 모습을, 그리고 좀 더 강렬한 인물로 만나길 기대하게 한다. 보아는 톱가수의 지위를 내려놓고 드라마 출연 때마다 크지 않은 비중의 역할을 택하고 있다.
차근차근 연기를 해서 행여나 있을 대중의 반발감을 줄이겠다는 그래서 앞으로도 쭉 배우로서 영역을 넓히겠다는 보아의 겸손한 마음가짐과 연기에 대한 진정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2013년 ‘연애를 기대해’에 이어 발전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완벽히 사로잡은 보아가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한단계 더 나아간 모습이 벌써부터 설렘을 유발한다. / jmpyo@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