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 악녀 임수향보다 더 얄미운 사람들이 생겼다. 바로 두 명의 보라인 금보라와 황보라다. 거짓말로 임지연의 자리를 빼앗은 임수향보다 더 밉상인 두 인물이 시청자들의 속을 답답하게 했다.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가 김덕천(변희봉 분)의 진짜 손녀 김미풍(임지연 분)과 미풍의 자리를 훔친 가짜 손녀 박신애(임수향 분)의 갈등이 예고되며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유산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28회가 덕천과 미풍이 점점 친밀해지는 가운데, 이를 불안하게 여기는 신애가 덕천의 회사에 입사하며 신애와 미풍이의 갈등이 점화됐다.
신애는 덕천의 재산을 노리고 미풍이의 자리인 덕천의 손녀 행세를 하고 있다. 뻔뻔하게 거짓말을 일삼는 신애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을 벌이는 악녀인데, 막상 미풍을 더욱 갑갑하게 하는 인물은 신애가 아닌 상황이다. 미풍이는 이장고(손호준 분)와 결혼하기 전부터 시어머니인 황금실(금보라 분)의 핍박을 받았다. 결혼 후에도 모진 시집살이에 가슴앓이를 하는 중. 금실은 미풍에게 독한 말을 하거나 살림을 떠넘기고 있다.
미풍이의 동서인 조희라(황보라 분) 역시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인물. 희라는 집안일을 도와달라는 미풍의 간곡한 부탁을 무시하고 미풍이를 견제하고 있다. 그야말로 동서와 시어머니 때문에 미풍이가 결혼 후에도 웃지 못하고 있는 것.
사실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전개상 미풍이 대신에 덕천의 손녀 행세를 하는 신애는 미풍이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미풍이의 행복에 큰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 물론 앞으로 신애가 회사에 입사를 하며 덕천과 미풍이가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악다구니를 쓸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후에는 미풍이와 신애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풍이를 고단하게 만드는 인물은 결국 희라와 금실인 셈이다.
‘불어라 미풍아’는 미풍이가 줄곧 위기와 고난을 겪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5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이런 갈등이 미어터지는 통속 드라마의 특성상 마지막 회까지도 미풍이가 눈물 지을 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악녀들이 창궐하고 선한 인물인 미풍이의 삶이 자꾸만 팍팍해지는 이야기가 남았는데, 시청자들이 이 갑갑한 이야기를 끝까지 참고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jmpyo@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