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오정연 "난 체대 나온 여자, 액션 사극도 OK"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1.29 08: 55

"보답할 수 있는 연기자로 거듭날게요"
오정연은 KBS 아나운서로 10년간 '열일'하다가 연기의 꿈을 품고 지난해 프리를 선언, 배우로 돌아섰다. 지난 11일 종영한 MBC 일일극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주예은을 맡아 독한 연기를 펼쳐냈다. 
첫 연기 도전에 합격점을 받은 그다. 안정적인 아나운서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배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호흡이 길어 만만치 않다는 일일극을 데뷔작으로 선택해 보란듯이 해냈다.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오정연은 분명 욕심쟁이다. 하지만 과한 욕심이 아니라 더 응원하게 된다. 똑쟁이라서 방송 진행과 배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것 같은 오정연을 OSEN이 만났다. 
◆"제 첫 연기 점수요? 30점~50점요"
오정연이 연기한 주예은은 회사에서는 여장부이고 가정에서는 생계를 책임지는 완벽주의자. 오정연 스스로 '센 캐릭터'라고 표현할 정도로 거침없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악녀인 듯 악녀 아닌 복합적인 인물. 첫 연기 도전에 어려운 캐릭터를 선택한 오정연이다. 
"저는 초보잖아요. 캐릭터에 몰입해서 살려고 했어요. '큐' 하면 주예은을 연기했다가 다시 오정연으로 돌아오는 게 전 아직 부족해서 촬영 기간의 90% 이상은 캐릭터처럼 살았어요. 그냥 '나는 예은이다' 했던거죠. 연기라고 생각하고 흉내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6개월간 한숨도 못 자고 촬영장에 갈 때도 있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초인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사실 초반에는 연기력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오정연은 발전했고 경험 많은 선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후반부에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로 거듭나 시청자들의 큰 칭찬을 얻었다. 초보 연기자니까 가능했던 일. 
"초보니까 뭐든지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려고 했어요. 주변분들의 조언을 듣고, 또 다른 분들의 연기를 보면서 이렇게 따라했다가 저렇게 따라했더니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죠. 하지만 한 캐릭터를 부여받고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저의 몫이잖아요. 다음에 또 연기하게 되면 시작 들어가기 전 캐릭터에 대한 확신과 어떻게 연기해야겠다 싶은 방향을 100% 스스로 확고히 해서 갈 거예요. 줏대 있게 믿음을 갖고 연기할게요."
스스로 점수를 매겨 달라 하니 오정연은 "전반부 30점, 후반부 50점"이라며 다소 짠 수치를 내놓았다. 첫 도전이었던 만큼 나름 후하게 점수를 줄 법도 했는데 오정연은 깐깐했다. 앞으로 연기자로 더 나아갈 길이 멀기에 그러했을 수도. 
"주예은이 강한 캐릭터라 초반에는 표정이 과하고 겉으로 드러내려는 면이 강했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과도하고 불필요하다고 느끼셨겠죠. 말투나 표정 행동 등 기술적인 면에 집착했거든요.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주변 연기자 선배들을 보며 기술보다는 마음이 먼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대한 공감이죠."
◆"오상진, 최송현, 유이, 홍은희가 연기 도움"
오정연은 제대로 된 연기 수업을 받기 보다는 동료와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으며 점차 참맛을 알아갔다.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홍은희, 이경진, 한지상 등은 좋은 연기 선배였고 먼저 프리를 선언해 연기자의 길로 나선 최송현과 오상진에게도 '꿀팁'을 얻었다. 이들 외에 최정윤, 하재숙, 유이 등 '절친'한 배우들에게 모든 걸 묻고 가르침을 받은 그다. 
"특히 눈물 연기 같은 건 처음이라 내가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방법을 주변인과 공유했죠. 혼자 닥쳐서 해낼 자신이 없었거든요. 유이는 '결혼계약'을 끝냈을 때라 문을 두드렸죠. 본인의 노하우를 진심어리게 조언해 주더라고요. 상황에 들어가라는내용이었죠. 눈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울어야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놓고서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공감이 되더라고요."
남편 역의 배우 한지상과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그래서인지 부부 '케미'가 안 산다고 초반 제작진에게 지적을 많이 받았다고. 오정연은 심지어 카메라 동선도 잘 몰라 카메라 감독에게도 구박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도 크게 칭찬받은 점이 있다. 
"김일만 카메라 감독님이 오정연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해주신 얘기가 있어요. '한숨 쉬게 하다가 중간중간 홈런을 친다',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기대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었죠. 용기를 얻었어요. 왜 이렇게 안 되지 싶다가도 다시 힘을 내게 만드는 말씀이었답니다."
이제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은 오정연에게 '워킹맘 육아대디'는 큰 작품을 남게 됐다. 생 초보를 믿어 준 제작진에게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 부담이 아니라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연기자로 빨리 거듭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제게는 가장 중요하고 과분한 기회였죠. 연기 경력이 없는데도 큰 배역을 주셨잖아요. 이상했다면 6개월을 그대로 날리는 거라 위험부담이 큰데도 저를 믿어주셨어요. 앞으로 연기 인생을 길게 가져가고 싶은데 꼭 보은하겠습니다."
"제가 35살이거든요. 어느 평범한 여자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은 지금밖에 못하니까 좀 더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있는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또 아나운서 출신 연기자로서 제가 가진 장점은 대사 전달력이라 이를 살릴 수 있는 사극도 해 보고 싶답니다. 체대 출신이라 액션도 가능하거든요. 남장여자처럼 홍길동 같은 액션 사극 자신있어요. 저만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답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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