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더의 완벽한 세대교체다. 무려 데뷔곡으로 음원차트 퍼펙트 올킬이다.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없었고, 아이돌 팬덤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롯이 가수 정승환의 목소리, 감성으로 이뤄낸 결과다.
정승환이 데뷔음반 '목소리'의 타이틀곡 '이 바보야'로 멜론과 소리바다, 지니 등 주요 8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11월 많은 가수들의 컴백 러쉬가 진행되는 와중에 데뷔곡으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크다. 신흥 발라더 정승환은 어떻게 퍼펙트 '올킬러'가 됐을까.
사실 정승환은 지난 2014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에 등장했을 때부터 주목받아왔다. 심사위원 박진영은 정승환이 가진 '특별함'을 칭찬하면서 "이런 가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고, 정승환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유희열의 품에서 2년여간 정승환의 음악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심혈을 기울인 데뷔음반으로 정상에 선 것.
정승환의 1위 올킬은 특별한 그의 감성과 이 감성을 표현해내는 매력적은 음색, 음악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오직 정승환의 목소리에 집중한 발라드 이야기를 써내기 위해 코러스와 전자음, 영어 사용을 모두 뺀 음반이다. 정통 발라드 창법에 충실하고, 특히 정승환이 가진 가장 매력적인 보컬에 집중하게 만들면서 곡의 감성이 리스너들에게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승환의 음악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단번에 쌓아온 것이 아니다. 'K팝스타4'에서 박진영을 울린 그 감성은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줬고,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이후 2년 동안 드라마 OST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정승환의 음악에 대한 믿음을 쌓아왔다. '또 오해영'의 '너 였다면'은 크게 히트했고, '너를 사랑한 시간'이나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OST 작업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정승환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좋은 음악으로 쌓은 탄탄한 믿음의 결과물이다.
오직 목소리, 발라드로 승부한 이번 음반은 쌀쌀해진 겨울 날씨에도 잘 어울리는 감성이었다. 가을부터 한동근과 임창정, 규현으로 이어져온 남성 발라더의 계보를 잇고 있으면서, 또 차세대 발라더의 완벽한 세대교체까지 예상된다. 새로운 감성 발라더 정승환의 탄생이 반갑다. /seon@osen.co.kr
[사진]안테나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