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오 마이 금비’는 슬프다. 아동 치매에 걸린 아이와 별 볼일 없는 사기꾼 아버지가 10년 만에 만나 가슴 아픈 부정을 그려내고 있다. 판타지 로맨스와 청춘 로맨스 사이에서 울림 있는 착한 드라마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 역전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유금비(허정은 분)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적시고 있다. 엄마와 이모에게 버림받고 혼자서 커버린 10살 아이로 어른스럽다. 자리도 잡지 못하면서 헛된 꿈을 꾸고 있는 오지호에게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며 속 시원한 기분을 전하기도 한다.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철이 일찍 든 똑똑한 어린아이는 수없이 등장했고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금비를 연기하는 허정은은 특별하다. ‘오 마이 금비’의 당당한 주연으로 엄청난 대사량은 물론 시청자를 쥐락펴락하는 눈물 연기를 통해 큰 감동을 준다.
금비를 연기하는 허정은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허정은은 다른 아역 연기자들처럼 소름 끼치게 영악하거나 마냥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 그런 금비를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고 응원을 하게 된다.
이제 ‘오 마이 금비’는 금비의 아동 치매가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신파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 마이 금비’는 착한 드라마로 무작정 시청자를 울리는 뻔한 신파로 풀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껏 현실적이고 착하고 짠하게 드라마를 끌어온 만큼 밝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남은 내용을 펼쳐 갈 것이다.
반환점을 돈 ‘오 마이 금비’가 내세우는 것은 결코 화려하거나 멋진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위로가 필요한 시국에 정말 착하고 사람을 울리는 이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pps2014@osen.co.kr
[사진] '오 마이 금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