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에는 출생의 비밀도 속 답답한 '고구마' 전개도 없었다. 물론 팍팍한 현실과 한석규를 견제하는 세력이 있기는 하지만, 이에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 등 돌담병원 식구들 덕분에 볼맛이 제대로 상승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는 지방의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천재 괴짜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열혈 의사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디컬 드라마로, 지난 29일 8회 방송을 마쳤다.
이 드라마는 그간 불평등과 트라우마에 맞서 싸우는 청춘들의 고군분투와 환자가 꼭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사부의 모습을 빠르지만 촘촘하게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하지만 생사가 오가는 다급한 응급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 작위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지난 7회 방송에서는 괴한(이철민 분)이 낫으로 윤서정을 위협, 수술실까지 들이닥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게다가 예고편에는 경찰들이 들이닥쳐 비현실적이라는 평도 줄을 이었다.
물론 낫을 든 괴한의 침입은 다소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이는 못쓸 짓을 한 강간범을 살리는 것이 맞는가 아닌가 하는 의사로서의 고뇌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김사부는 인간미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또 김사부는 윤서정에겐 칭찬을, 강동주에게는 "일하는 방법만 알고 일하는 의미를 모르면 의사로서 무슨 가치가 있겠냐"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도인범(양세종 분)이 언급한 윤서정의 출생의 비밀도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됐다. 윤서정은 도인범을 만나 "너와 나 DNA상으로 연결된 거 없다"며 도윤완(최진호 분)와의 관계를 해명했다. 이것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겠지만, 방송 말미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 윤서정의 의사 자격을 박탈하려 하는 도윤완의 행동으로 봐서는 출생의 비밀은 단순한 오해였던 것으로 예상된다.
더 시원한 전개는 강동주에게서 비롯됐다. 윤서정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병력 때문에 의사 자격 박탈 위기에 놓였고, 김사부 역시 진료 행위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이 때 강동주는 신회장(주현 분)을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김사부는 거대병원의 이사장인 신회장의 수술을 맡기로 한 바. 이는 곧 김사부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아주 좋은 타이밍에 나타난 강동주의 선택이 위기에 놓인 김사부와 윤서정을 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