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K팝스타'는 걸그룹을 준비할까.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6'가 더 라스트 찬스'라는 이름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마지막 찬스를 잡기 위해 실력자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
궁금한 점도 있다. 기존 기획사 소속 연습생에게까지 문을 열어준 점이 그렇다. 물론 연습생들의 참여로 볼거리가 늘어난건 사실이다. 그래도 데뷔를 앞둔 연습생과 '마지막 찬스'는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K팝스타'가 YG, JYP, 안테나뮤직도 아닌 가요 기획사 연습생들에게 홍보의 채널이 되어줄 이유는 특히 더 없다.
일단 제작진은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연습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방송가에서는 '프로듀스101'과 아이오아이의 벤치마킹으로 보고 있다.
'프로듀스101'과 아이오아이는 2016년 히트상품이다. 기존 소속사 연습생들을 모아 경쟁시키고 홍보를 극대화해 '국민 걸그룹'을 탄생시킨다. 홍보는 대행사를 썼고, 수입은 기존 소속사와 대행사가 나눠 먹었다. 이들을 탄생시킨 엠넷은 온갖 프로그램에 아이오아이를 출연시키며, 1년 동안 금전 이상의 이득을 취했다.
이 성공한 포맷을 보는 방송사간 시선은 달랐다. KBS '뮤직뱅크'는 이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반면 MBC와 SBS는 끝내 이들의 음악방송 출연을 허락하지 않았다. 음원만 발표하면 1등을 차지하는 그룹을 출연시키지 않은건 역시 '타방송사 출신 가수'라는 낙인 때문이었다. 내부적으로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냐"는 질책도 있었다고 한다.
SBS는 아이오아이의 출연을 제한하면서, 'K팝스타'를 통한 벤치마킹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룰의 변경도 그를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일단 참가 자격의 제한을 없앴다. 그리고 우승자가 자신의 기획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세 심사위원이 공동으로 프로듀싱하고 데뷔 무대를 준비할 수 있게 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아이오아이의 론칭 시스템과 굉장히 흡사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K팝스타'표 걸그룹이 우승을 차지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3회 방송 후 걸그룹 연습생들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었다. 실력도 뛰어나 일반인 참가자와는 격차가 눈에 띄게 보였다. 몇명 공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우승후보들이 즐비하다. 당장 1회부터 화제를 모은 김소희, 정지호, 크리샤 츄, 샤넌, 전민주 등으로 팀을 꾸려도 파괴력은 불을 보듯 뻔하다.
라스트 찬스를 잡은건 어쩌면 참가자들이 아니라, 'K팝스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 kjseven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