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도깨비’ 공유 신(神)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흥미롭게 펼쳐진 90분이었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배경음악이 질 높은 판타지임을 예감케 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2일 오후 전파를 탄 tvN 금토극 ‘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는 살해당한 무사 김신(공유 분)이 도깨비가 될 수밖에 없었고, 오로지 도깨비 신부만이 그의 검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전설을 들려주며 시작했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파리의 한 거리에 등장한 김신. 그는 가정 폭력을 당하는 아이(남다름 분)에게 “집을 나가면 지금보다 더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일탈을 막았다. 아이가 반항하며 맞서자, 다시 한 번 마음을 붙잡으며 그의 아버지를 넘어뜨리는 벌을 줬다.
이어 시간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 백성들의 신임을 받던 김신은 어린 왕에게 대역 죄인으로 판명 받아 주군의 칼에 살해당했다. 왕은 그의 시신을 거두지 말라며 동물들의 먹잇감으로 내놓았다. 그를 막으려던 왕비(김소현 분)는 왕의 신하의 화살에 맞아 함께 세상을 떠났다.
때는 1998년 서울 강남의 한복판. 악의 기운을 내뿜던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달려가던 차를 막아 세웠고, “너는 멧돼지를 (들이)받은 것이다”이라고 세뇌시켰다. 그는 질식으로 사망 한 여성을 하늘나라로 인도하며, 이승에서의 기억을 잊게 만드는 차를 마시게 했다.
서울로 돌아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935세 김신. 그는 교통사고를 당해 “살려 달라”는 한 여인(박희본 분)의 간곡한 목소리를 듣고 인간의 삶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착한 신을 만났다고 생각하라며 구했다. 덕분에 그녀는 딸을 낳고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9년이라는 긴 시간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혼이 돼 이승을 떠났다.
그녀의 딸은 지은탁(김고은 분).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남들과 달리 귀신을 보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외톨이였다. 길을 지나가던 신은 은탁에게서 왠지 모를 운명의 감정을 느꼈고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향후 그녀가 도깨비의 신부가 될임을 예상케 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