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공유 신(神)과 ‘저승사자’ 이동욱이 강림했다. 정말이지 마지막 엔딩 1분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본 드라마 중 심장이 멎을 만큼 멋진 엔딩 장면으로 남게 될 것 같다.
1회가 각 인물들의 소개에 초점이 맞춰졌었다면, 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2회는 김신(공유 분), 저승사자(이동욱 분), 지은탁(김고은 분)의 숨은 사연이 드러나 한층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브로맨스에, 인간과 신(神)의 로맨스가 적절하게 버무러져 있었다.
가령 불멸의 김신이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며 살아왔다는 점이나 배를 관통한 검을 빼내기 위해 고통을 무릅쓰고 여러 차례 시도해왔다는 것, 혹은 오래된 골동품·고급 접시를 제 살처럼 아낀다는 점이 그랬다. 더불어 저승사자가 커피, 햄버거를 즐기고 인간처럼 일에 지쳐 피곤해하는 모습은 웃음을 안겼다.
이날 지은탁이 김신의 정체를 알게 된 것과 그녀가 도깨비 덕분에 생명을 얻었다는 사실을 들은 것 등 스토리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사건들이 여럿 있었는데 가장 눈길을 모은 것은 1~2분에 달하는 엔딩 장면이었다.
줄기차게 언급됐듯이 김신에게는 살려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 있는데, 지은탁이 곤경에 처하면서 그의 능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큰 빚을 진 이모는 은탁의 엄마(박희본 분)가 남긴 유산으로 그 빚을 메우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은탁이 채무자가 된 것.
하교하던 은탁이 대부업자들의 손에 이끌려 어딘지 알 수 없는 장소로 끌려가고 있었다. 이 시각 집에서 저승사자와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던 신은 그녀의 비명소리를 듣고 곧바로 그곳에 나타났다.
노랗게 불을 밝히던 가로등을 모두 꺼버리고,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도로를 천천히 걸어오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저 멀리서 9등신 꽃미남들이 걸어오는 모습이 느낌이 팍 살아났다. 공유와 이동욱의 의미심장한 표정부터 걸음걸이 하나하나, 손동작 하나하나가 모두 다 조각이었다.
두 남자의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응복 감독의 연출, 배우들의 연기, 배경 음악 등이 조화를 이루며 ‘도깨비’가 흔쾌히 걸작에 이름을 올리게끔 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