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이렇게 자꾸만 고구마를 먹이는 남자 주인공이라니.
지난 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는 벌써 10회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지부진한 전개의 연속이다. 영화 '왜란종결자'를 놓고 연애와 이별, 출연과 하차 등의 이야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재로서는 드라마적 요소를 가득 탑재한 캐릭터는 김은갑(조진웅 분)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수이자, 공동대표였던 강옥자(최명길)에게 뒷통수를 맞고, 자신을 따라 회사를 그만둔 조이정(엠버)과 함께 버티며 차영빈(서강준)이 벌여놓은 뒷수습을 부지런히 하는중.
그런데 김은갑이 흘리는 땀을, 정작 당사자 차영빈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이는 은갑이 '배우의 자존심을 위해 불편한 사실을 숨기는 행위' 등을 놓고, 영빈이 "항상 제멋대로 결정하는 형"이라 잘못 오해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일이기도 했다.
영빈은 극중에 등장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왜란종결자'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안소희(안소희)에게 고백해 사귀다가 헤어졌고, 헤어졌으니 불편해하며 작품을 거부했다. 그걸 김은갑이 나서 안소희 하차로 마무리짓자, 이제는 스스로 하차를 결정해 김은갑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한 번 내린 자신의 결심을 좀처럼 돌리지 않는 영빈의 고집은 분명 시청자가 쉬이 이해가 되는 캐릭터는 아니다.
오히려 불편하다. 그 불편하고 답답한 캐릭터를 제옷처럼 소화하는 배우 서강준은, 그러니깐 그저 실감나게 '영빈'을 맡아 연기한 탓에 괜히 '고구마 남주'가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연예계의 이야기이고, 원작이 10년전 미국이었다는 것이, 공감도를 떨어뜨린 걸까.
어쨌든 '안투라지'를 보며 자꾸만 생겨나는 답답함을 당장이라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급선무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사이다 전개가, 확실히 시급하다. / gato@osen.co.kr
[사진] '안투라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