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신동엽이 'SNL코리아8'를 대표해 고개 숙였다. 한동안 좀처럼 꿈쩍 않던 대중도 이번에는 확실히 마음이 움직이는 분위기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8'에서는 클로징 부분에서 호스트였던 마마무의 인사가 끝난 후, 잠깐의 시간이 크루들에게 더 할애됐다. 신동엽은 "마마무에게 혹시 피해가 갈까해서 이제야 말씀드린다"고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기존 'SNL코리아8'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신동엽은 "한주 동안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셨을 많은 분들을 대표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잘못된 행동이었고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잘못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탁재훈 역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신동엽과 함께 모든 크루들은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어 신동엽은 "마음이 무거우시겠지만, 염치 불구하고 다음주에 찾아 뵙겠다"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는 앞서 'SNL코리아8'의 SNS에 올라온 비하인드 영상으로 인해 불거진 '성희롱 논란 의혹'에 대한 사과였다. 앞서 'SNL코리아8' 측은 SNS를 통해 현장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 크루 이세영이 호스트였던 B1A4 멤버들의 신체 일부를 만지려는 듯한 포즈와, B1A4 멤버가 당황해하며 이를 손으로 가리는 모습 등이 그려져 큰 파장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SNL코리아8' 제작진과 이세영 등은 즉각 사과의 글을 게재했으나, 성난 시청자의 마음을 가라앉히는데는 실패했다. 때문에 이날 방송에서 한 번 더 제작진이 단순 자막으로 사과를 보탰다고 하더라도, 큰 반응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게 분명한 상황.
하지만 그보다 신동엽의 사과가 좀 더 진정성이 묻어났던 것은, 그동안 신동엽이 쌓아왔던 신뢰도와도 충분히 맞닿아있다. 또한 쉬이 나섰다가는 자신에게조차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모두를 대표해 고개를 숙였다는 것, 또 호스트였던 마마무를 들여보낸 후 진행됐던 것 등 모든 부분에서 고심했던 흔적이 안방까지 전해졌다. 내용면에서는 비록 앞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더라도, 신동엽을 통해진 이날의 사과가 유독 더 와닿았던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