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샤크라 출신 가수 황보가 ‘원조 걸크러시’가 아닌 ‘황보 혜정’의 삶을 드러냈다. 가족이 세상의 중심인 착한 막내딸, 착한 손녀였다.
4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황보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황보는 오랜만에 김창렬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국을 찾았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김창렬과 오랜만에 추억을 나눴다. 그녀는 “그렇게 떴다고, 1위 했다고 해서 잘됐다, 행복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르는 고충이 있는 거다”며 샤크라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고.
가수로서도 주목 받는 삶이었지만, 개인으로서 예능에 나가서 크게 활약했던 황보였다. 그러나 집에 박혀서 펑펑 울고 싶었던 날에도 예능에 나가선 웃음을 줘야했기에 힘든 날이 많았던 그녀.
그도 그런 것이 가수 활동을 하는 중 엄마가 위암이 재발해 수술을 받았다. 그 당시 돈을 벌겠다며 함께 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 미안함으로 남은 것. 황보는 “숙소생활 하느라 집에 못 갔다”며 “제가 못했던 걸 오빠, 언니가 다 했다. 돈 벌어오는 게 다는 아니지 않나. 그때는 돈 보다 옆에 있어줬던 게 더 나았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라고 했다.
방송을 쉬고는 홍콩에 나갔다.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곳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홍콩에서는 발품을 팔아가며 프로필을 돌리고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보냈다. 황보는 “예전에 되게 불만이 많았다. 차 언제 바꾸나 하다가 그 차라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서 원룸 10평짜리를 살았는데, 내 집이 좋았구나 바뀐 것 같다”며 “오히려 지금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달라진 점을 털어놨다.
그렇게 1년 반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황보. 카페 사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던 황보였는데, 아버지는 황보가 카페를 오픈하던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졌다.
개그우먼 정정아, 신봉선이 찾았다. 신봉선은 모두가 놀랄 사연을 털어놨다. 황보에게 빚이 있었다는 것. 그것도 본인을 위해 진 빚이 아니었다. 황보는 “나한테 세금이 날아왔다. 1년에 세금이 천 얼마인 거더라. 그럼 제가 1억을 넘게 번 거라더라. 저는 10원 한 장도 안 받았다. 이미 다른 분이 빼 갔더라. 그래서 그것도 제가 갚아야 할 상황인 거다”고 했다.
황보는 연예인으로서는 아니지만 10년째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여전히 패션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샤크라의 황보 아닌 황보 혜정으로 사는 지금 그녀의 얼굴은 더욱 행복해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