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국민예능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삶에 녹아들어 간지도 11년. 시청자들로부터 따끔한 회초리를 맞기도 하고, 반면 따뜻한 격려와 고마움의 박수를 받기도 하면서 걸어온 세월이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인데, ‘무한도전’은 언제나 똑같은 자세와 믿음을 주며 우리 삶에 바짝 다가와 있다. 소위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무한도전’이 한다는 말을 요즘 특히 더 많이 듣는 시국이다. 우리가 바라는 노블리스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 ‘무한도전’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으랴.
지난 3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그동안 달력, 다이어리, 음원 수익으로 기부한 금액을 공개했다. 지난 달 18일 기준 총 47억여 원. 매해 천2백만 원에서 7천7백만 원을 기부한 지난 8년간의 액수에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무한도전’은 매해 달력을 판매하며 수익금을 전액 기부했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1년 동안의 ‘무한도전’ 추억을 달력의 형태로 기념하면서 동시에 선행에 동참하는 뿌듯함을 매해 느껴왔다. 또한 2년에 한 번 가요제를 통해 컬래버레이션을 펼쳤던 바. 음원 수익금 역시 모두 좋은 일에 쓰겠다던 그 마음을 계속해서 지켜오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한도전’ 장학금으로 꿈을 이루고 위로를 받은 사람들의 사연이 전달됐다. ‘무한도전’ 멤버들이나 제작진도 물론이지만, 달력과 다이어리를 사고 음원을 들으며 시청자 모두가 만들어낸 따뜻한 기적이다. 이런 선행 보고가 그저 ‘나 잘했죠?’라고 들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이 너무나도 절실한 때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가 어느새 1면을 덮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 와중에 ‘무한도전’이 전한 8년간의 기록은 잠시나마 국민을 웃게 했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에 집집마다 도착한 산타가 우리에겐 ‘무한도전’처럼 느껴지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힙합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북극곰을 만나러 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등 최근의 기획들만 봐도 웃음에 정확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국민예능의 클래스가 느껴진다.
하루아침에 쌓인 클래스가 아니다. 늘 꾸준했다.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지지는 모두 국민으로부터 비롯된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반드시 그 사랑을 돌려주는 ‘무한도전’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