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지진과 원전 폭발이라는, 현실에 있을 법한 재난 영화 '판도라'가 오는 7일 관객들을 만나러 출격 준비 중인 것.
사실 재난 영화는 이제 충무로에 있어서 익숙한 장르물이지만 '판도라'는 그간의 재난 영화들과는 또 사뭇 다르다.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재난을 다루며 현실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재난도 '원전'이라는, 가장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아직까지도 찬반 논란에 뜨거운 원전을 본격적으로 건드리면서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모양새다.
영화 '판도라'는 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원전에 균열이 발생,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폭발 상태로 번지면서 영화는 대한민국을 뒤덮은 최악의 재난을 담아냈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 폭발로 인해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퍼져버린 최악의 사태, 몰려오는 방사능을 피해 대피하는 사람들,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정부. '판도라'는 재난 영화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원전 폭발의 촉매제가 된 지진은 최근 실제로 일어난 경주 지진을 연상케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엎은 경주 지진은 '판도라'의 심각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을 다룬 만큼 '판도라'는 관객들에게 제대로 경각심을 안겨줄 전망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이 생겼던 그리스 신화를 다시금 되새겨보면 재앙, 불행 등 인간을 위협하는 모든 나쁜 것들이 튀어나온 가운데 '희망' 역시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영화 '판도라'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최악이 나라를 덮쳤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인류애, 이것이 영화 '판도라'가 주목한 희망이다. 가족을 지키고 싶은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모습은 '판도라'에서 희망 그 자체로 그려지고 있다. / trio88@osen.co.kr
[사진] '판도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