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윤쌤"
돌담병원 식구들이 윤서정(서현진 분)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김사부(한석규 분)가 돌담병원에 있는 이유. 정신과 의사(이명행 분)은 정확하게 파악을 했고,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여운을 안겼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9회에서는 위기에 처한 김사부와 윤서정이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또 몰입도 있게 그려졌다.
여전히 죽은 문태호(태인호 분)의 환청을 들었고, 자신 때문에 김사부가 근무 정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윤서정은 그 길로 사직서를 내고 돌담병원을 나왔다. 이후 면담을 했던 정신과 의사를 만난 윤서정은 "단 한번도 죽고 싶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살고 싶었다"고 진심을 고백,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후 반전이 드러났다. 이 정신과 의사는 김사부의 후배였던 것. 그리고 김사부는 그의 딸을 치료했던 의사이기도 했다. 그는 윤서정을 PTSD가 아닌 급성 스트레스성 장애라고 소견을 내렸고, 병원을 나서는 길 김사부에게 전화로 이 사실과 이유를 전했다.
알고보니 강동주, 오명심(진경 분), 박은탁(김민재 분)이 차례대로 찾아와 윤서정을 위해 간곡한 부탁을 했던 것. 강동주는 "윤서정 선배에게는 의사로서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외압과 상관없이 제대로된 소견을 내달라. 의사 대 의사로 부끄럽지 않은 소신을 보여달라", 오명심은 "우리 윤쌤은 돌담병원 응급실에 꼭 필요한 분이다. 진단서 하나로 엿 만들지 마라. 이상한 소견서 내놓으면 곧바로 탄원서 내겠다", 박은탁은 윤서정에게 치료 받은 환자들이 보내온 감사 편지를 건내며 "진단서 쓰실 때 참고 되실 것 같다"고 했다.
진심으로 윤서정을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특히 오명심과 박은탁의 "우리 윤쌤"이라는 표현은 이들이 얼마나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만날 사람 하나 없다고 했던 윤서정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자 위안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는 정신과 의사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는 김사부에게 이를 전하며 "선배가 왜 돌담병원이라는 곳에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며 "이번엔 도원장한테 지지마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켜달라는 메시지. 불평등과 불신의 사회에서 우리가 리더에게 외치는 소리가 바로 이것이다.
어떤 순간에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김사부를 비롯한 돌담병원 식구들의 강한 결속력이 더욱 돋보였던 한 회였고, 이는 곧 '낭만닥터 김사부'가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 상처 받은 시청자들을 위로하는 방법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