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의 수식어를 달고도 변치 않는 색깔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배우 변요한은 드라마 ‘미생’으로 소위 ‘핫’하게 대중 앞에 나타났음에도, 그의 터전인 독립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알차게 다져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의식 있는 행보라고 표현하기보단 그라서 참 당연한 행보를 걷는다고 보는 편이 더 가까워보인다.
변요한은 오는 14일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를 통해 첫 상업영화 주연작을 세상에 선보인다. 주로 작은 영화에 출연했던 그였기에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나 부담감을 가지고 있진 않을까. 7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개봉을 일주일 앞둔 소감을 들었다.
그는 “사실 저는 독립영화 찍을 때도 그렇고 어떤 영화를 할 때마다 다 똑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작고 큰 영화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다. 이번 작품은 김윤석 선배님과 함께 메시지가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또 영화가 좋게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에서 김윤석과 변요한은 각각 2015년, 1985년 ‘수현’을 연기하는 2인 1역을 맡았다. 두 수현은 사랑하는 연아(채서진 분)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친다. 같은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점,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만큼 다를 수밖에 없음을 모두 챙겨야 했던 연기에 대해서는 모두 김윤석이 자신의 배려해준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는 겸손한 후기를 들려줬다.
변요한은 “선배님처럼 오래 연기하고 싶다”며 “제가 연기를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래해 오시는 선배님들 대단하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교적 빨리 대세로 올라온 편이지만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졌다는 설명. 변요한은 “저보다 더 빨리 올라 온 사람도 있는데,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웃기는 소리일 수 있겠다”면서도 “그게 저한테는 고민인 지점인 것 같다. 연기는 해도 해도 너무 어렵다. 의심도 많이 생기고 예전처럼 화끈하게 하려는 것도 없고 왜 조심스러워지는지 모르겠다”고 연기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첫 드라마였던 ‘미생’의 대박, ‘구여친클럽’, ‘육룡이 나르샤’까지 이어진 성공의 기운, 다수의 독립영화로 다져진 연기력에 대한 호평 일색까지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셈. 하지만 그는 “부와 명성을 위해 연기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서 기쁨이 좋다”며 “옛날 독립영화를 찍을 때부터 관객 분들과 같이 소통하는 게 좋았지 저 혼자 잘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고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