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름 석 자 앞에 '기부 천사'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 같다. 박석민(NC)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박석민은 지난해 11월 30일 NC와 4년간 총액 9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계약금 56억원과 연봉 30억원 그리고 플러스 옵션 10억원이다. 박석민은 이 가운데 해마다 2억원씩 총 8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박석민은 FA 계약을 앞두고 가족들과 상의 끝에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웃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고 일회적인 기부가 아닌 꾸준히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박석민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모교인 율하초등학교와 대구고등학교에 7000만원씩 기부한 데 이어 영남대학교와 양준혁 야구재단에도 3000만원씩 전달했다.
박석민은 늘 말해왔다. "어릴 적에 가정 형편이 넉넉치 않았는데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다. 그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나중에 큰 돈을 벌게 된다면 반드시 은혜를 갚고 싶다"고.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목표를 드디어 이룬 셈이다.
특히 박석민은 영남대학교와 인연이 없으나 대구고 시절 은사였던 박태호 영남대학교 감독에 대한 보답과 야구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박태호 감독은 "박석민은 저연봉 시절에도 야구용품을 모아 후배들에게 갖다 주는 등 마음 씀씀이가 남달랐다. 이번에도 영남대와 인연이 없지만 내가 있다는 이유로 도움을 줬다. 스승 입장에서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박석민. 프로 야구선수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