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작품에서 주로 ‘센캐’의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김희원을 실제로 만나보니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남자였다. 차갑고 냉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상대를 배려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예의 바르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자명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 엘리트 변호사이자 현우(이선균 분)의 절친 최윤기 역을 맡은 김희원. 눈빛만 던져도 무조건 낚는 마성의 매력을 갖춘 윤기는 아내(예지원 분)가 있음에도 한눈을 파는 ‘불륜남’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김희원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하고 전혀 상관없는 인물이 잘 맞는다. 저는 엘리트가 아니다.(웃음) 보통 작품에 들어가기 전 이 캐릭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말하는지, 유추해보며 연구를 한다”고 캐릭터를 소화한 비결을 밝혔다.
3명의 여자와 바람을 피운 윤기는 결국 아내에게 이혼을 당했고, 가지고 있던 돈도 모두 잃으면서 최악의 삶을 살게 됐다. 그가 안정적인 연기력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에게 ‘배우 김희원’의 참모습을 드러냈다.
“윤기 같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었는데 들어보니 현실에는 윤기보다 더한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 믿을 수 없었다. 누군가는 말만하면 여자를 꾀는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의 삶이 이해가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올해 46세이지만 아직 미혼인 그를 향해 기혼자라거나 돌싱남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그는 “예전에 연극배우로 살 때는 어머니가 ‘남의 집 귀한 딸 데려다가 고생시키지 말고 혼자 살라’고 하셨었다. 어느 정도 알려지고 나서는 연기가 좋아 계속 일만 했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결혼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극중 정수연(송지효 분)처럼 미래의 아내가 만약에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도현우(이선균 분)가 했던 것처럼 결국 용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막상 그런 일을 알게 되면 저는 무조건 이해를 할 것 같다.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면 슬프겠지만 용서할 듯하다.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한 사람의 잘못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친구로 호흡한 이선균에 대해 “좋은 사람이다. 상대 배우와의 연기 호흡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기자라서 대화도 굉장히 많이 했다. 무엇보다 소통이 잘됐다”고 칭찬했다.
“올해 드라마는 이선균, 영화 ‘불한당’은 전혜진 씨랑 하면서 그 부부와 친해진 것 같다. 그저께도 같이 삼겹살을 먹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