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욱이 저승사자의 계보를 새롭게 썼다. 드라마 '도깨비' 속 저승사자 역을 통해 자진해서 끌려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 이쯤되면 이동욱의 '인생캐'의 경신이다.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는 설정만큼 판타지한 캐릭터들이 확실한 볼거리다. 그 선두에는 단연코 동거중인 '도깨비'(공유)와 '저승사자'(이동욱)가 있다.
저승사자의 능력은 드라마에서 본 적도 없는 '끝판왕' 급이다. 단순히 죽은자를 저승으로 끌고 가는 것 외에도, 페도라를 쓰면 인간에게 보이지 않거나, 살아있는 인간에게 최면도 걸 수 있다. 또 도깨비와 텔레파시로 대화하고, 순간이동, 화가 나면 주변에 살얼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저승사자도 도깨비 곁에 있으니,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적'이다. 도깨비가 금을 뚝딱 만들어내며 돈 걱정을 하지 않을 때도, 제사상에 올라온 돈을 조금씩 모아 집세를 마련하는 노력파다. 또한 저승사자계 선후배와 동기를 따지고, 회사워크숍, 서류제출까지 고민하는 직장인의 면모로 공감까지 만들어낸다. 페도라 드라이클리닝을 잊지 않는 모습은 웃음요소가 됐다.
물론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비주얼이다. 흰 피부, 붉은 입술, 깊은 눈빛과 또렷한 이목구비는 누구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저승이'라는 애칭까지 생기며, "따라가고 싶다"는 시청자 반응이 수두룩하다. 김은숙 작가의 손을 통해 탄생한 대본 속 저승사자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어 살려낸 이동욱. 지금 그에게 안 빠지면 유죄 아닐까.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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