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석정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거침없이 망가지고 더럽혀졌다.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인어로 변신한 황석정은 제대로 된 대사 한마디 없이 인어를 묘사하며 놀라운 연기를 펼쳤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씬스틸러-드라마 전쟁’에서는 본격적인 애드리브 대결을 펼치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황석정은 ‘킹스 스피치’를 패러디한 이준혁에 맞서서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전지현이 연기한 인어를 패러디하며 남다른 면모를 자랑했다.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패러디라고 할지라도 부담이 큰일이다. 잘하든 못 하든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이미 확고한 캐릭터가 자리 잡고 있기에 아무리 잘해도 배우로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면도 있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황석정은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과 눈치만으로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전지현이 떠오르게 하는 연기를 펼쳤다.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망설임 없는 모습은 단 한 순간도 몰입을 깨지 않았다.
특히나 전지현이 맨손으로 파스타를 먹는 장면을 패러디해서 맨손으로 자장면을 먹는 장면에서는 정말 야성미가 느껴졌다. 아무리 연기이고 역할이지만 소스가 있는 자장면을 얼굴에 묻히면서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석정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해냈다.
대본도 모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배우에게 몇 초 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결정하게 하는 ‘씬스틸러’는 정말 잔인한 예능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황석정은 엄청난 내공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나갔다. 매 순간 황석정의 센스와 연기력이 빛났다.
황석정을 비롯해 이규한이나 김정태와 이준혁과 강예원 등은 ‘씬스틸러’를 통해서 아무나 씬스틸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열정적인 고군분투에 시청자의 관심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pps2014@osen.co.kr
[사진] '씬스틸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