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가 매회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다. 하지만 통쾌하다.
갑질부터 집단구타로 탈영한 군인까지 현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데, 그저 현상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시원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는 동주(유연석 분)와 서정(서현진 분)의 로맨스도 로맨스지만 좀 더 집중하고 있는 건 환자들과 의사들을 통해 우리가 뉴스에서 듣고 있고 실제 겪고 있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가 너무나 절망적이고 참담한 현실을 그리고 있는 데도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불가능할지라도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 불가능한 것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청자들 대신 이 세상에 ‘펀치’를 날려주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답답한 세상 때문에 ‘화병’에 걸린 시청자들을 치료해주는 드라마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이날 방송에서는 6중 추돌사고를 내고도 뻔뻔한 음주운전자와 군 내 집단구타 때문에 탈영한 군인의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서정이 음주운전자의 혈중 알콩 농도를 측정하려고 채혈을 했는데 다음 날 가해자의 엄마가 찾아와서는 아들과 똑같이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언행을 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사전 동의서를 받지 않았다는 서정을 오히려 고소하겠다고 하질 않나 해장국을 사와서는 아들에게 먹이면서 웃고 있는 모습은 시청자들 혈압 올리는 장면이었다. 크게 분노하며 기막혀 하는 서정의 감정은 시청자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똑같았다.
하지만 서정은 가해자를 데리고 교통사고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줬고 가해자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그런데 가해자의 엄마가 서정의 뺨을 때렸고 서정은 고소하겠다고 했다. 결국 서정은 가해자의 엄마에게 사과를 원했고 김사부(한석규 분)는 “사과를 원하니 45도만 해줘라”라며 가해자 엄마의 잘못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김사부의 일침이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줬다.
이뿐 아니라 ‘낭만닥터 김사부’는 군대 집단 구타 문제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현실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이 사회적 문제를 그려냈다. 군 관계자가 도윤완(최진호 분) 원장에게 사인을 병사로 표기해달라고 요구하고 도윤완이 동주에게 병사로 표기한 사망진단서를 건넸다. 동주의 선택이 아직 방송되지 않았지만 ‘낭만닥터 김사부’가 그간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해결법’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동주의 선택에 희망을 걸고 있다.
갈수록 국민을 절망에 빠지게 하는 지금, 시청자들을 위로해주고 희망을 주고 보듬어주는 ‘낭만닥터 김사부’. 이 시대 ‘화병 치료제’라고 해도 될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낭만닥터 김사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