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박지은 극본, 진혁, 박선호 연출,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에서 전지현과 이민호의 기억활용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월 16일 첫방송된 ‘푸른 바다의 전설’은 극중 조선시대 인어인 세화(전지현 분)와 담령(이민호 분), 그리고 현세의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준재(이민호 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스토리 또한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는 주인공들에 의해 지워지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는 ‘기억’이라는 극적 장치가 주요하게 다뤄지면서 눈길을 모은다. 인어의 경우, 입맞춤을 통해 상대방의 기억을 지우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선 조선시대에서 어릴 적 인어(갈소원 분)는 어린 담령(전진서 분)을 만났다가 친구가 됐다. 이후 소녀가 된 인어(신은수 분)는 성장해 결혼하게 된 소년 담령(박진영 분)이 물에 빠진 걸 발견하고는 입맞춤으로 자신과의 기억을 지운 것.
이후 청년이 된 담령에 의해 목숨을 구한 뒤 오래 전에 있었던 이런 비밀을 들려주기도 했다. 덕분에 세화와 담령은 금세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고, 지난 12월 8일 8회 방송분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기억을 지우지 마라”는 담령을 향해 다시금 입맞춤을 한 것. 이로 인해 과연 담령의 기억이 다시금 사라졌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인어는 현세에서 인어는 스페인에서 준재와 만났다가 사랑에 빠졌다. 이후 그와 다니던 그녀는 그만 의문의 사나이들에게 쫓겼는데, 이때 절벽에서 위기에 몰리자 바닷물로 뛰어들었던 것. 그리고는 순식간에 인어로 변신한 그녀는 그와 입술을 맞추면서 기억을 지웠다. 이후 한국으로 오게된 인어는 가까스로 준재를 만났고, 자신을 기억못하는 그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가더니 8회 마지막에는 드디어 고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와중에 그녀는 의료사를 당한 딸 때문에 아파하는 한 여인의 사연을 듣고는 기억을 지우려했지만, “우리 딸 기억하지 못해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보다 아파도 기억하면서 사랑하는 게 나아요”라는 말에 아픈 기억도 기억이라는 걸 깨닫기도 했다.
준재의 경우, 현세에서는 최면술을 이용해 상대방의 기억을 왜곡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카이스트출신에다 뇌과학 전문가급 그는 사기를 칠 상대를 향해 강렬한 눈빛을 보낸 다음 의식의 공백을 이용해 순간최면을 거는 패턴 인터럽트를 활용하고 있는 것.
그는 가짜 검사가 되기 직전 수리공이 되었다가 라이터를 활용 경비원을 속이는가 하면, 이후 스페인에 가서는 경찰서의 철창에 갇힌 인어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라이터 불을 켰다. 그러다 다시 이 방법을 이용해 사채사모님(김성령 분)의 기억을 바꾸면서 죄를 뉘우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준재는 어릴 적 새장가를 간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헤어진 뒤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기억만큼은 왜곡하거나 잊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 그는 어느 순간 인어가 가슴에 손을 대주며 “기억하려고 여기에 찍어두는 구나”라는 말에 순간 말을 잊지 못하기도 했다.
SBS 드라마관계자는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기억’이라는 장치는 스토리흐름상 아주 유용하면서도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라며 “향후 인어가 언제, 그리고 누구에게 다시 입맞춤을 하면서 기억을 지우게 될지, 그리고 준재의 의식 왜곡시도에 누구를 향하게 될런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라고 당부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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