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코미디 안에 다채로운 장르를 품었듯, 배우 역시 웃음 속에 숨은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하며 보는 이들을 웃겼다가도 감동에 젖게 한다. ‘마음의 소리’와 주인공 이광수 이야기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마음의 소리’에서는 조석(이광수 분)이 만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와 웹툰 ‘마음의 소리’ 탄생 배경이 전파를 탔다.
앞서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조우한 고등학교 동창 조석과 애봉(정소민 분)은 이날 마주 앉아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조석은 눈이 마주쳤을 때는 웃어 주고 가끔 먹을것을 수줍게 건네며, 비 올 때는 우산을 줬던 애봉이 자신을 좋아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그러나 애봉의 생각은 달랐다. 학교에서 이상한 아이로 통했던 조석이 어쩌다 보니 애봉의 마니또가 되는 바람에 잘 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 재구성된 과거 속 두 사람의 엇갈린 시각이 웃음을 자아냈다.
우연히 애봉은 자신을 좋아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석은 실망했지만, 돌이켜 본 과거에는 그의 만화를 보고 웃어주던 애봉이 있었다. 어쩌다 웹툰 작가가 됐냐는 애봉의 말에 “옛날에 누가 내 만화를 보고 웃어주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답한 조석. 그 누구는 애봉이었던 것이다. 이광수는 눈에 장난기를 매달고 느끼한 웃음을 짓는 허세남인 줄만 알았던 조석의 얼굴 뒤 설레는 마음을 담담하고 부드럽게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이어진 ‘쉰세계’에서는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느와르 영화처럼 펼쳐지는 장면들을 연기하다가도 엄마 권정권(김미경 분)만 나타나면 금세 다시 코믹한 상황을 그려냈다.
예능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다 보니 연기력을 의심받거나 그저 웃긴 이미지로만 기억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광수는 꾸준히 연기했고, 첫 주연을 맡은 웹드라마에 담긴 진심은 지상파 편성과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그가 ‘마음의 소리’를 통해 그려나갈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마음의 소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