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우리한테는 왜 가만히 있으라고 하냐”라는 말 한 마디로 말이다.
JTBC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은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이소우(서영주 분)의 추락사에 얽힌 비밀과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인데, 첫 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가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는 지금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 이를 은폐하려는 학교와 경찰, 금수저와 흙수저 계급이 존재하는 학교,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저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하는 어른들을 향한 일침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학교와 경찰, 방송사는 아이들의 편에서 사건을 수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따라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거나 크게 부풀렸다. 아이들은 그저 어른들이 하는 걸 볼 뿐,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가만히 있던 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연(김현수 분)은 “우리한테 왜 가만히 있으라고 하냐”며 직접 이소우(서영주 분)가 죽은 이유를,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2회분에서는 서연(김현수 분)이 받은 고발장이 사실은 주리(신세휘 분)와 초롱(서신애 분)이 보낸 것이라는 게 밝혀졌다. 주리는 초롱에게 소우가 우혁(백철민 분)에게 살해당한 것을 목격했다고 고발장에 써서 서연과 교장에게 보냈고, 서연은 아빠 고상중(안내상 분)에게 전달했고 고상중이 오형사(심이영 분)와 교장을 찾아가 소우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타살로 수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주리와 초롱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고발장을 보냈고 박기자가 취재에 나섰다. 이후 소우의 죽음에 대해 방송이 나갔고 초롱은 주리를 찾아가 목격한 게 맞냐며 진짜면 경찰서에 가서 다 털어놓자고 했지만 주리는 초롱을 탓하고 상처를 줬다. 크게 상처를 받은 초롱은 울며 뛰어가다 트럭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했다.
학생들은 “서바이벌 같다”는 반응까지 보였고 박기자는 서연을 찾아가 후속취재를 하겠다고 했다. 결국 서연이 폭발했다. 서연은 학교와 경찰, 언론 모두 자기가 유리한 대로만 움직인다며 “우리한테는 왜 가만히 있으라고 하냐”라며 화를 냈다. 박기자는 “어른들 도움 없이 어떻게 하냐”라고 18살 서연을 무시했다.
결국 서연은 “우리도 할 수 있다. 이소우가 왜 죽었는지 우리가 밝혀내면 되지 않냐”라며 교내재판이 진행될 것을 예고했다.
아이들이라고, 어리다고 해서 무시했던 어른들. 이제 아이들이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나섰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한 서연의 한 마디, 세월호 참사를 생각나게 하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60분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솔로몬의 위증’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