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S 바다, 두번째 E 유진, 세번째 S 슈, 안녕하세요 S.E.S입니다."
이 인사를 다시 들을 수 있을 줄이야. S.E.S가 전성기 시절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완전체로 컴백한다면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하겠다는 리더 바다의 약속 그대로였다.
18일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세 가지 선물'이라는 주제로 특집이 진행됐다. 그리고 이날 특집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14년만의 컴백을 알린 '원조 요정' S.E.S였다.
이날 S.E.S는 대표 히트곡 '너를 사랑해'를 통해 첫 무대를 활짝 열었다. 1세대 원조 걸그룹의 깜짝 등장에 객석은 놀란 반응을 감추지 못했고, S.E.S 역시 오랜만의 무대에 설레는 표정으로 그때 그 무대를 재연했다.
첫번째 무대가 끝난 뒤 인사 역시 예전 그대로였다. '첫번째 S' 바다를 시작으로 '가운데 E' 유진, '마지막 S' 슈까지 인사를 마친 뒤에는 "저희의 충격적인 외모에 놀라셔서 음악성이 안 들리실까봐 염려된다"는 바다의 재치있는 멘트가 이어져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놀람과 반가움을 선사한 이들의 컴백 역시 리더 바다의 추진으로 진행됐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바다는 "예전에 '스케치북'에 출연했을 때 무서운 약속을 하고 갔다. 말해놓고도 지킬 수 없을 수도 있겠다 했는데 S.E.S 앨범 준비를 결정하자마자 연락드렸다"라며 "유진과 슈에게 무릎을 꿇어서 모셔왔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갑작스럽게 해체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S.E.S가 나온 SM이란 회사는 굉장히 명확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회사인데, 저희는 사회 경험도 없으니까 (이수만) 선생님께 바깥 구경도 해보고 돌아오겠다고 했더니, 선생님도 '그렇게 해야 집 좋은 줄 알지' 하셨다"라며 "그 말씀 그대로 다시 반겨주셨고 저희도 세상 물정도 배우고 성숙한 모습으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끈한 입담을 뽐내는 바다와 달리 약간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던 유진은 "셋이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그렇다고 말이 안 통한다고 하면 오바고 오히려 성격이 다 달라서 잘 맞았다"며 불화없이 우정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변함없는 미모와 청아한 음색과 댄스 실력으로 '요정'의 클래스를 입증했지만, 사실 두 명은 벌써 한 남자의 아내이자 토끼 같은 아이들의 엄마였다. 특히 슈는 아들 임유와 쌍둥이 자매 라희 라율에게 메시지를 남기라는 말에 "엄마 예쁘니? 아침에 눈 떴을 때 엄마가 항상 요정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게. 사랑해"라고 말하며 울컥한 듯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마저 찡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S.E.S의 꿈을 묻는 질문에는 "80주년 콘서트를 '스케치북'에 나와서 하는 거다"라고 답하며 앞으로도 세 명 완전체로서의 활동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으며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S.E.S는 이날 '너를 사랑해' 외에도 '러브 스토리', 'Candy Lane',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Just A Feeling'으로 앵콜 무대까지 선보이며 요즘 걸그룹 못지 않은, 아니 뛰어넘는 끼와 미모로 '원조'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