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의 음악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힐링될 수 있는 스토리에 담아내고 싶었다.”
19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새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언론시사회에서 연출을 맡은 주지홍 감독은 영화을 만든 계기에 대해 이 같은 대답으로 故 유재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주 감독은 “제가 유재하 씨의 음악을 좋아해서 그의 노래를 영화에 담고 싶었다. ‘사랑하기 때문에’의 노래와 가사를 (영화 안에)끌어와고 만들게 됐다”고 곡을 영화의 제목으로 쓴 이유를 설명했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고백하러 가던 스타 작곡가 이형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사람들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뜻밖의 능력을 갖게 되고, 그들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힐링 로맨틱 코미디다.
차태현이 맡은 이현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생사를 헤매는 과정에서 그의 영혼이 여러 사람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 사랑의 오작교가 돼주는 것이다.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여고생 스컬리(김유정 분)와 쿵짝을 이루며 재미난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이번 영화는 노래에 정평이 난 차태현의 가창력도 일품이지만, 가수 출신 배우 서현진의 노래실력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주 감독은 "우연히 어떤 영화에서 서현진 씨가 ‘사랑하기 때문에’를 부르는 것을 보고 같이 작업하고 싶어서 연락을 하게 됐다"며 "당시 현진 씨가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워낙 스케줄이 빡빡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현진 씨가 부른 것은 뮤직비디오로만 만들었고, 영화에선 현경 씨와 감성이 비슷한 분을 찾아내서 (노래 장면에)입혔다"고 설명했다.
‘엽기적인 그녀부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슬로우 비디오’ 등 관객들을 웃고 울리며 차태현표 코미디라는 장르를 만들어 내며 자신만의 영역을 탄탄히 쌓아온 차태현.
그는 당대 최고로 손꼽히는 전지현, 박보영, 송혜교, 손예진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이른바 ‘케미 메이커’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번에는 '국민 여동생' 김유정이다.
아역 시절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귀여운 외모와 연기력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고, 최근에는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어엿한 여배우로 거듭난 김유정은 사랑에 서툰 이들에게 용기가 필요한 순간, 그들 앞에 깜짝 등장하는 스컬리로 분했다.
차태현은 김유정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 고맙다. 영화를 촬영할 때보다 더 스타가 돼있었고 이번 영화는 제가 그간의 작품들보다 더 많은 복을 받은 것 같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는 김유정과의 투샷에서도 굴욕없는 동안외모를 자랑하다.
그는 “제가 아무리 젊어봐야 힘들다. 액면가만 이렇지 내세울 만한 게 없다.(웃음) 그래도 유정이랑 같이 서도 사람들이 뭐라고 욕은 안하는 정도라서 그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유정은 "차태현 선배님, 배성우 선배님, 박근형 선우용녀 선생님과 연기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운을 뗀 뒤 "특히 태현 선배님이 교복을 입은 모습은 아름다웠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살이 찐 교사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특수분장을 한 배성우의 모습을 보고 촬영장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전했다. "저 역시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실제 저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 재미있게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유재하가 죽은 게 아니라 아직도 살아서 사람들의 사랑을 이어주고 있다'는 말로 인물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어준다. 노래 가사처럼 사연을 지닌 이들이 품고 있는 잊지 못할 사랑과 그리움을 대변하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새해 처음으로 개봉하는 '사랑하기 때문에'가 '건축학 개론'의 기억의 습작부터 '수상한 그녀'의 나성에 가면의 계보를 잇는 음악 영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