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에 당신의 최애(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하나쯤은 있다.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의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다. 모두 각각의 매력으로 연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마스터’는 국내와 필리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끈한 액션, 캐릭터와 대사로 풍기는 신랄한 풍자 그리고 꽉 막힌 속을 풀어주는 카타르시스로 뭉친 범죄액션오락 영화다.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 분)을 잡기 위해 그의 브레인 박장군(김우빈 분)을 회유해 크게 한 판을 벌이는 정의로운 형사 김재명(강동원 분)의 이야기다. 세 배우의 캐릭터 색깔이 확실한 만큼 영화관을 나온 당신의 마음속에는 누가 들어있을까.
#1. 사기의 마스터, 이병헌
이병헌이 연기하는 진회장 역은 요즘 말로 진짜 ‘사기캐’다. 화려한 언변, 진실로 다가오는 연기력으로 전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 조 단위의 사기극을 벌인다. 동시에 죄책감 없이 권력자들을 쥐고 흔들려는 모습까지 요즘 더욱 현실적인 악역으로 다가와 씁쓸한 악역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여럿 출연했던 이병헌인 만큼 그가 출중한 영어 실력을 보유했음을 누구나 아는 바다. 그런데 캐릭터 특성상 ‘콩글리시’를 구사하는 그의 영민한 연기력과 곳곳에서 터지는 유머러스한 애드리브가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 제대로 풍자 캐릭터를 선사한다.
#2. 액션의 마스터, 강동원
비주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강동원이 듬직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생애 첫 형사 역을 맡았는데, 사법고시도 패스한 엘리트 출신에 경찰청장 직속의 지능범죄수사팀장이다. 여기에 경찰제복을 입지 않은 것은 평생 아쉽지만 무려 건 홀스터를 착용한다. 이미 시각은 압도당했다.
동시에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선사하는 통쾌함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위안이 된다. 그의 대사에는 하나하나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시원함이 있다. “썩어버린 머리 잘라낸다”며 부패한 관료들을 모두 잡아내겠다는 패기, 그러면서 정의로운 일을 하는 데 개인적 원한은 없고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한다는 신념에 두 번 감탄한다.
#3. 브로맨스 마스터, 김우빈
이번 영화에서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은 김우빈이다. 그는 진회장의 원네트워크에서 전산실장을 맡은 브레인 박장군을 연기했다. 역대 그가 맡은 역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제대로 날아다닌다.
자신을 의심하는 진회장과의 긴장감, 자신을 이용해 썩은 정치를 갈아보려는 김재명과의 묘하게 생겨나는 끈끈함, 함께 큰돈을 벌어보자고 원네트워크에 몸담은 전산 친구 안경남과의 오랜 친구의 친근함까지 붙기만 하면 케미스트리(조화)가 터진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마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