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이하 ‘막영애15’)의 이영애(김현숙 분)가 또 다시 짝을 잃었다. 시즌은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고, 아직도 영애의 마음은 갈대.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번에도 또 결혼 안 해?”
‘막영애’ 시리즈는 2007년에 시작한 tvN의 대표 장수 드라마다. 시즌 드라마라는 개념을 정립시킨 최초의 드라마이기도 하고, tvN을 더 많은 시청층에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실을 코믹으로 녹인 ‘막영애’는 시청자에게도, tvN에게도 남다른 드라마다.
그런 ‘막영애’가 어느 순간부터 ‘남편 찾기’에만 돌입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그 아쉬움이 짙다. 이승준(이승준 분)과 알콩달콩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10년 만에 영애가 시집을 갈 수 있을까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곧 조동혁(조동혁 분)이 나타났고, 이승준과 이영애의 관계는 오해를 거듭하면서 답답함을 줬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이승준이 중국행을 택한 후 마지막으로 이영애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별인사를 남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동혁은 이영애를 향한 직진 사랑을 시작했지만, 정작 이영애는 이승준을 잊지 못했다. 이승준과의 짧은 식사가 마지막인 줄 몰랐던 이영애는 이승준이 중국 사장 자리를 제안 받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놀랐지만, 차마 연락을 하지 못하고 고민만 했다.
또 다시 유턴이다. ‘막영애’ 시리즈가 ‘직장인 공감 드라마’에서 ‘남편찾기 드라마’가 된지 오래. 이번에는 그 굴레를 끊나 했더니 아쉽게도 결혼은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막영애’ 시리즈의 오랜 시청자들이 이영애의 결혼을 원하는 이유는 물론 ‘의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공감’을 위해서이기도 한데 말이다.
‘막영애’는 평범한 여성이 어떻게 힘들게 사회에 살아남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줘 많은 여성 시청자를 모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막영애’에 러브스토리가 늘어나면서 원래의 미덕인 ‘현실 공감’이 사라졌다.
이 ‘현실 공감’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의 ‘연애 스토리’말고, 이 다음의 공감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가장 손쉬운 공감 키워드는 지금의 ‘막영애’로서는 ‘결혼’이다. 결혼하는 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결혼을 하고서도 시댁과 직장 사이에서 얼마나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지 대한민국 여성의 고충을 그려낸다면, ‘막영애’의 원래 색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도 우리의 영애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금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연애 말고 결혼’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막돼먹은 영애씨15’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