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이 첫 사극을 통해 '대세 배우'의 품격을 보여줬다. 전작 MBC '그녀는 예뻤다'와 '킬미, 힐미'에 이어 '화랑' 역시 2회만에 시청자들의 우려를 뒤엎는 활약을 펼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킨 것.
지난 19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화랑'은 여러모로 일찍부터 주목받던 작품이었다. 흥망을 예측할 수 없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일 뿐 아니라, 오로지 젊은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청춘 사극이라는 점 때문.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1회가 방송되자마자 사그라들었다. 감각적인 연출과 화려한 볼거리로 사전제작의 장점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인 것. 특히 박서준은 2회만에 코믹에서 카리스마를 오가는 팔색조 매력으로 몰입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박서준은 극중 개처럼 사납고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의 유언으로 이름도 없이 살아가는 인물 무명 역을 맡았다. 1회에서 죽마고우 막문(이광수 분)의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기 위해 왕경에 입성한 상황.
하지만 2회에서 막문이 무명을 구하다 비참한 죽임을 당했고, 이로 인해 무명은 각성하게 됐다. 특히 피를 흘리며 눈을 감은 막문을 끌어안고 우는 무명의 오열은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앞서 엉뚱하고 코믹하게 그려진 무명과는 180도 다른 모습에 절로 화면에 집중하게 됐다.
이어 무명은 삼맥종(박형식 분)이 막문을 죽였다고 오해하고 그를 향한 복수심을 불태웠다. 순식간에 날카로운 눈빛으로 돌변한 무명은 결국 만난 삼맥종에게 "넌 사람이 넘지 못하는 길, 가서는 안 되는 것 열어서는 안 되는 문, 그딴 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냐. 난 아니거든"라며 거침없이 돌진했다.
이로써 2회만에 코믹과 진지를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무명, 즉 박서준의 활약 덕분에 '화랑' 역시 첫 회 시청률 6.9%(전국 기준, 닐슨 코리아)에 비해 0.3%P 상승한 수치로 7.2%를 기록했다. 이는 월화극 동시간대 2위로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특히 앞으로 본격적으로 화랑에 입성하며 더욱 다채로운 박서준의 모습이 예고된 상황. 과연 박서준은 이와 같은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며 '화랑'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화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