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도 유연석도 성장시킨 한석규는 양세종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한석규의 한 마디가 안방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14회에서는 돌담병원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평화를 찾는 과정이 탄탄하게 전개됐다. 강동주(유연석 분)와 윤서정(서현진 분)의 로맨스도 부활했고, 신 회장(주현 분)의 수술 준비도 차곡차곡 해나갔다. 매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낭만닥터 김사부'는 22.9%(전국기준, 닐슨 코리아)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월화극 1위 행진을 이어고 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끈 건 거짓말을 하는 도인범(양세종 분)을 향한 김사부(한석규 분)의 따끔한 한 마디였다. 앞서 도인범은 김사부에게 신 회장의 수술 퍼스트로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하지만 김사부는 그가 아닌 윤서정을 선택했다. 이에 도인범은 윤서정에게 강동주가 메르스 때문에 응급실을 폐쇄한 상황에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해 자연스럽게 윤서정이 신 회장의 수술에서 손을 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묻는 김사부에게 거짓말을 했다.
또 도인범은 거짓말로 해봤다고 둘러댔던 수술을 김사부가 보는 앞에서 하게 됐고, 그는 동영상을 통해서 본 것을 떠올리며 수술을 이어가다 실수를 하고 말았다. 결국 김사부는 "입으로는 날 속일 수 있어도 손은 날 속이지 못한다. 써전의 손은 경험과 노력 앞에서만 정직하게 움직인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사부는 "니가 해보지도 않은 수술을 왜 해본 척 했는지, 거짓으로 어디까지 흉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이유는 묻지 않는다만 너 스스로를 소모품으로 전락시키지는 마라"는 따끔한 충고를 했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김사부의 눈빛과 매서운 지적은 도인범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었다. 좋은 집안에 실력까지 갖춘 의사인 도인범은 아버지 도윤완(최진호 분)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고, 아버지의 지시에 반기도 들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김사부의 날카로운 지적은 그간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껏 김사부는 세상을 향한 증오와 불만을 가득 품고 있던 강동주에게 진짜 필요한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의사로 성장을 시켰고, 윤서정 역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제대로된 의사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물론 그 과정에는 김사부 특유의 독설이 존재했지만, 표현 방식이 서툴렀을 뿐 애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크고 깊었다. 도인범 역시 마찬가지. 도윤완에게 제대로 키워줄테니 돌담병원으로 도인범을 보내라고 했던 그인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김사부가 도인범을 제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