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추리 드라마가 아니다. 이 드라마에서 18살 학생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교내재판을 연 이유에 집중하는 것이 ‘솔로몬의 위증’을 보는 의미일 듯하다.
JTBC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은 이소우(서영주 분)가 크리스마스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는데, 학생들이 추락사에 얽힌 비밀과 진실을 찾기 교내재판을 연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 2회에서는 이소우의 죽음과 서연(김현수 분)과 배준영(서지훈 분)이 이를 발견하면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1회에서 경찰은 이소우가 자살했다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만 방송 말미 이소우가 최우혁(백철민 분)에게 살해당한 걸 목격했다는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이소우를 죽인 범인을 추리하기 시작했다.
2회에서는 이주리(신세휘 분)가 새로운 인물로 등장했는데, 이주리가 학교 교장과 서연에게 고발장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최우혁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었고,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소우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건 이주리의 조작이었나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솔로몬의 위증’이 말하고 싶어 했던 건 2회 방송 말미에 나왔다. 이소우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관심이 쏠리며 시청자들이 추리를 해나갔지만, 그보다 ‘솔로몬의 위증’이 보여주려고 하는 건 어른들의 위선 속에서 아이들이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것인 듯하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며 무시하는 것을 비롯해 사건을 은폐하고 거짓말하는 등 각자에게 유리한 것을 찾아 움직이는 어른들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씁쓸함을 자아냈다.
학교는 어떻게 해서든 이소우의 죽음을 숨기려고 했고 고발장을 제보 받은 방송사는 ‘옳거니’ 하면서 방송했다. 특히 박기자(허정도 분)는 이를 방송하지 말아 달라고 한 한경문(조재현 분)의 말을 무시하면서 진실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후속취재를 하면서 서연을 조롱했다. 박기자는 서연에게 “그 나이에는 가만히 있어야 해. 공부, 뒷담화, 좋아요 누르기 밖에 할 줄 모르는 너희가 어른 도움 없이 뭘 할 수 있는데?”라고 한 것.
결국 서연은 “우리가 진실을 밝히겠다”며 교내재판을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아이들은 모른다고 생각하고 어른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무시하는 어른들을 향해 아이들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교내재판이 유일했다.
18살 학생들이 교내재판까지 열게 만든 어른들의 위선, 그 이유가 현실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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