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진짜 사랑을 깨달은 순간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도깨비’ 공유가 김고은을 향한 애정을 싹틔우면서 느꼈을 감정은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도깨비’에서는 그 동안 김신(공유 분)의 검을 볼 수만 있을 뿐 뽑지 못했던 은탁(김고은 분)이 진짜 도깨비 신부였음이 드러났다.
앞서 김신은 10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자신의 가슴에 박힌 검을 뽑을 도깨비 신부를 찾아 다녀왔다. 그는 겨우 은탁을 발견하고 죽음을 준비했지만, 은탁은 검을 뽑지 못했다.
무(無)로 돌아가기를 바랐던 김신이지만 어느새 은탁에 대한 마음이 생겨났음을 내비쳤던 것도 사실. 매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검 뽑기를 미뤄왔던 김신은 은탁이 끝내 자신의 삶을 끝장내지 못하자 외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검을 뽑을 수 없는 은탁은 김신에게 쓸모 없는 존재였지만, 김신은 은탁을 내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신은 은탁의 첫사랑이 등장하자 질투에 사로잡히고, 은탁이 자신을 떠나겠다며 눈물을 흘리자 그만 그를 끌어 안고 말았다. 은탁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김신 스스로 인정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때 김신은 검이 꽂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고통스러워하는 김신을 본 은탁은 가슴의 검을 뽑으려 했다. 은탁의 손에 드디어 검이 잡혔고, 진짜 죽음이 눈 앞으로 다가오자 김신은 은탁을 밀어내고야 말았다. 은탁이 도깨비 신부였음이 증명된 찰나, 김신은 마음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백년해로하는 것을 꿈이라고 말한다. 김신에게도 은탁이라는 존재가 생긴 이상 생(生)에 대한 집념이 생길 수밖에 없을 터다. 하지만 도깨비의 슬픈 운명은 신부에게 죽음을 당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검을 뽑지 않고 은탁과 행복하게 산다고 해도, 그의 수명이 허락하지 않을 터다. 과연 도깨비의 선택은 괴로운 삶을 끝내는 것일지, 아니면 잠깐이라도 은탁과 사랑할 시간을 얻는 것일지 궁금해진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