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가 ‘도깨비’의 삶을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7회에서는 지은탁(김고은)의 첫사랑 최태희(정해인)의 등장에 939년 치의 질투를 온 몸으로 뿜어내는 김신(공유)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극 말미 검을 뽑지 못했기에 신부가 아닐 것이라 생각했던 은탁은 자신이 떠날 때까지 구박은 조금만 해달라며 가슴 아프게 웃었고, 그 순간 날카로운 검의 통증이 시작됐다. 아파하는 김신의 모습에 안절부절 못하던 은탁에게 이상하리만치 쉽게 검의 손잡이가 닿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검을 뽑아주려는 그녀의 행동에 놀란 김신은 그녀를 힘껏 뿌리치는 모습이 그려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른 무엇보다도 슬펐다, 기뻤다, 아팠다, 쓸쓸했다, 찬란하고도 심란한 도깨비의 삶 그 자체에 자연스레 녹아 든 공유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김신을 뒤흔드는 삶에 대한 미련의 근원이 은탁을 향한 마음인 것을 공유는 지독히도 쓸쓸하고 뭉클할 정도로 맑게 표현해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게 만들었다. 전지전능한 줄 알았으나 사실은 그 누구보다 신의 장난인 듯 배려인 듯 알 수 없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진 도깨비의 무력함과 쓸쓸함에 덧입혀지는 공유의 애잔한 목소리는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존재만으로도 찬란한 도깨비 공유의 사랑표현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신은 수능 당일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은탁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스스로의 행동에 놀라 애써 자연스러운 척 어깨를 토닥거렸다. 눈가가 발갛게 달아오른 눈물이 그렁그렁한 은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살며시 안아주며 939년 만에 찾아온 첫사랑에 속수무책으로 끌리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공유는 능숙하지 않아서 서투름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더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김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마저도 표현해내 여심을 뒤흔들었다.
또한 상대배우에 맞춰 다양한 가면을 쓸 줄 아는 공유의 연기가 매 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가장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은 지켜준 유회장의 앞에서는 비밀을 모두 털어 놓는 가족이자 형제애를, 저승사자(이동욱)와는 무료한 삶을 영위하며 신의 벌을 받는 동료애를, 덕화와는 친 삼촌과 조카보다 더 가까운 가족애를, 은탁과는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에 대한 설렘을 그려내고 있다. 김신의 감정과 상황을 누구보다 깊게 공감한 공유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의 장난인가 아니면 배려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야속한 운명의 굴레에 던져진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선 공유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한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도깨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