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한 장에 집착하는 재벌 3세이지만 어쩐지 범상치 않은 캐릭터다. '도깨비' 육성재가 그렇다.
tvN '도깨비'에서 육성재는 13대째 도깨비(공유 분)를 모시는 가신 집안의 4대 독자 유덕화를 연기하고 있다. 할아버지 유신우(김성겸 분)는 도깨비를 깍듯이 모시지만 유덕화는 '삼촌'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때론 맞먹기(?)도 한다.
그저 깨방정 떠는 캐릭터로 초반에 그려졌지만 갈수록 유덕화에 대한 정체가 궁금해진다. 이미 포털 사이트에는 '도깨비 육성재 정체' 등의 연관 키워드가 생길 정도. 육성재가 연기하는 유덕화가 단순한 재벌 3세가 아닐 것 같다는 목소리가 끝없이 나오고 있다.
일단 유덕화는 방송 초반 삼신할매(이엘 분)와 만났다. 단순히 거리에서 헌팅한 것처럼 그려졌지만 한 신도 쓸데없이 넣는 법 없는 김은숙 작가가 쌩뚱맞게 둘의 만남을 담을리 없을 터. "염라대왕 아니냐", "천사일지도" 등의 추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게다가 유덕화는 도깨비와 저승사자(이동욱 분)를 한 집에 불러모은 장본인이다. 비록 도깨비가 멀리 떠날 계획이라 저택에 세를 놓은 철없는 행동으로 그려졌지만 두 사람이 전생에 김신과 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힌트가 점점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매개체임이 분명하다.
또 유덕화는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을 다시 만나게 한 연결고리였다. 지은탁이 도깨비에게 주려던 코팅된 단풍잎을 서점에서 가져갔고 나중에 다시 돌려줬기 때문. 모든 등장인물과 인연을 맺은 유덕화다. 결코 단순한 인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3일 방송에서도 큰 몫을 해냈다. 저승사자는 유덕화가 가져온 초상화를 보고 알 수 없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는 바로 고려시대 왕비이자 김신의 여동생(김소현 분)의 초상화.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가 사실은 전생에 왕이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유덕화를 연기하는 육성재는 '도깨비' 속 감초 캐릭터를 훌륭히 해내고 있다. '응답하라 1994', '학교 2015', '마을' 등에서 쌓은 연기력으로 비투비 멤버가 아닌 연기자 육성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믿고 보는' 연기돌인 셈.
여기에 하나 더. 아직까지 정체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는 캐릭터로 극의 흥미를 배가하고 있다.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와 함께 주연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육성재가 '도깨비'에서 어떤 마법 같은 전개를 이끌지 더욱 궁금해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