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종민이 KBS에서 대상을 들어올렸다. 2007년 KBS 2TV ‘1박2일’에 합류한지 근 10년 만의 일이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김종민의 뒤에는 그가 소속된 그룹 코요태의 멤버 신지가 미소 짓고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2016 KBS 연예대상’에서는 김종민이 대상을 수상했다. ‘1박2일’ 시즌1부터 자리를 지켜온 김종민은 김준호, 이휘재, 신동엽, 유재석과 경쟁을 벌여 당당하게 대상을 차지한 것. 그의 뚝심이 만든 쾌거이기도 했다.
그는 벅찬 목소리로 ‘1박2일’ 멤버들과 유재석, 강호동, 차태현, 나영석 PD 등을 언급했다. 김종민은 끝에 “내 스승인 신지에게 고맙다. 신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지는 그런 김종민을 위해 드레스가 아닌 평상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종민과 신지의 우정은 이미 유명하다. 신지는 김종민을 위해 ‘1박2일’ 각종 특집에 출연했다. ‘1박2일’의 또 하나의 멤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전화 찬스를 쓸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김종민은 신지에 전화했고, 신지는 그럴 때 마다 아무렇지 않게 퀴즈를 풀어 나갔다. 오죽하면 ‘몰래 온 손님’ 특집을 할 때 마다 멤버들은 “신지 나와”라는 말부터 할까.
신지는 ‘신바’라고 불릴 정도로 허당기 넘치는 김종민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야무진 말투로 어리바리한 김종민을 챙기는 신지는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모습과 비슷했다. 신지에 혼나는 김종민의 모습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예능감도 김종민 못지 않은 신지이기에, 김종민은 늘 신지를 ‘믿고 쓰게’ 됐다.
김종민은 그런 신지에 ‘스승’이란 표현을 쓰면서 그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언뜻 보면 신지가 김종민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김종민이 그룹 코요태를 챙기는 든든한 ‘리더’였던 것.
과거 신지는 몇몇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TV 출연을 하지 못했을 때 김종민은 아무런 말없이 자신에 생활비를 보내줬다고 회상한 바 있다. 코요태 멤버들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 김종민의 이야기를 하며 신지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팀의 기둥으로 김종민은 평소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그런 김종민을 위해 신지는 늘 ‘믿고 쓰는 게스트’로 활약했다. 지난 ‘김종민 특집’에서도 김종민의 몰래카메라를 위해 신지와 빽가는 흔쾌히 ‘1박2일’ 멤버들과 한통속이 됐다. 자연스럽게 몰래카메라를 진행한 신지와 빽가가 아니었으면 ‘김종민 특집’의 막바지 감동은 가능하지 못했다.
이처럼 김종민의 ‘대상’ 뒤에는 신지의 ‘의리’가 있었고, 그 바탕에는 김종민의 ‘헌신’이 있었다. 10년 동안 ‘1박2일’에 헌신한 김종민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똑같았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연예대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