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정경유착과 비자금 조성 등으로 사실적인 소재들을 다룬다. 뉴스에서 자주 보는 이야기들로 현 시국과도 닮아있다. 분명 흥미를 끌만한 요소지만 아쉬운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MBC ‘불야성’에서는 서이경(이요원 분)이 자신의 편인 장태준(정동환 분)과 박무삼(이재용 분) 그리고 손의성(전국환 분)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며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경은 전직 대통령이자 부정부패를 일삼은 장태준(장동환 분)과 새롭게 무진그룹을 이끄는 박무삼(이재용 분) 그리고 태준의 하수인이었던 천하금융 손의성(전국환 분)과 함께 재벌들로부터 돈을 걷는 재단을 만들어 부에 이어 권력까지 손에 넣으려고 한다.
태준과 이경의 범죄는 재단을 통한 불법모금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차명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보유하면서 몰래 재산을 축재했던 것. 거기에 더해 이경은 무진그룹이 시행하는 신도시개발사업에 하청업체 입찰 비리를 저지르려고 시도한다.
‘불야성’에 나오는 일련의 범죄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거나 뉴스에 나왔던 사건들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들어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양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이경과 건우 그리고 세진이 각기 다른 일들과 사건을 쫓으면서 드라마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이는 드라마에 몰입하던 시청자에게는 흥미진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새롭게 드라마를 보려고 하는 시청자에게는 큰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여지가 크다.
복잡한 플롯 속에서 허술한 점이 자연스럽게 발견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권력으로 현재도 기업들로부터 돈을 모을 능력이 있는 사람의 뒤를 쫓으면서 아무런 대비책도 세워놓지 않은 건우와 세진의 모습은 어설프다. 또한 계속해서 세진을 주시하던 탁이 세진의 곁을 떠나는 과정도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
캐릭터와 사건들은 치밀하게 구성됐지만 캐릭터와 사건을 엮는 고리는 느슨하다. 그런 면이 드라마의 몰입할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도 힘을 받기 어렵다. 1회부터 지금까지 욕망의 화신으로 변함없는 이경이나 가장 큰 변화를 겪었지만 딱히 성장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 세진 모두 두 사람의 워맨스 이외에 다른 매력을 찾기는 힘들다./pps2014@osen.co.kr
[사진] '불야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