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사랑한 감독 박찬욱.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에 대한 외신의 극찬은 한국영화 역사상 역대급으로 뜨겁다.
이는 특히 2016년이 마무리되는 연말 매체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한 ‘베스트영화’에 ‘아가씨’가 늘 올라있다는 것이 증명한다. 매혹적인 영화라는 극찬과 함께 영화의 의상,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 영국 매체 가디언도 일찌감치 극찬에 동참했다. 이토록 찬사가 쏟아질수록 동시에 국내 영화팬들로 하여금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도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 까닭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아가씨’가 아닌 ‘밀정’(감독 김지운)을 아카데미에 내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워너브라더스의 국내 배급작이라는 점과, 영화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과 송강호가 아카데미협회 멤버라는 점이 선택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을 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밀정’은 아쉽게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진출에 실패했다.
‘아가씨’는 그런 기회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아카데미에 도전할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영진위는 2010년 제82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한국 출품작으로 ‘마더’(감독 봉준호)를 선정했다. ‘박쥐’도 출품작으로 접수된 바 있다.
당시 영진위 측은 “‘박쥐’는 완성도가 높고 미국배급사가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는 반면 아카데미 취향의 영화인가라는 점에서 회의적이었다”며 “작품의 완성도, 미국 배급능력,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를 기준으로 하여 100점 만점제로 평가한 결과 ‘마더’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른 평가를 얻어 최고점을 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가 사랑한 감독인 박찬욱이지만, 아카데미만큼은 마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그랬듯 힘들어 보인다. 레오 역시 많은 이들이 인정한 배우였지만, 유독 오스카와의 인연이 깊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7전 8기 끝에 남우주연상을 받는 명장면을 이뤄낸 레오처럼, 박찬욱 감독이 결국 한국 영화의 위상을 아카데미까지 진출시키는 명장면을 기대해 본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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