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단언컨대 배우 이병헌의 시대였다. 유난히 기대작이 많았던 올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유난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서다.
이병헌은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스타어워즈에서 글로벌 스타상,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 아시아 스타어워즈에서 올해의 배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자연기상, 37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어제(27일) 열린 5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올해의 트로피를 ‘마스터’했다.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은 굉장히 크다. 모진 풍파에도 흔들림 없는 견고한 바위 같다.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 단정한 입매, 강렬한 눈빛이 빚어낸 매력적인 미소, 여유로움과 유머를 풍기는 세련된 매너 등 신사의 품격을 모두 갖췄다. 외적인 매력은 물론이고 스크린을 장악하는 존재감 충만한 연기력까지 더한다면 정말이지 모든 면에서 모자람 없는 배우다.
수상작인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에서 이병헌은 연기 인생 25년 만에 가장 강렬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은 정치 깡패 안상구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외모적인 변화뿐 아니라 생애 첫 사투리 연기, 생활 액션 연기까지 선보이며 망가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연기 열정은 올해 ‘마스터’(감독 조의석)로도 이어졌다. 이번엔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모티브로 삼은 진현필 역을 맡아 입체적이고 압도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 흰머리 염색부터 필리핀 식 영어 발음 구사 등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개봉한 지 7일 만에 352만5655명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병헌이 독보적인 무게감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었기에 내년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한 캐릭터 소화능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마스터’라는 이야기 전체의 든든한 무게중심을 잡으며 관객들이 사랑하는 캐릭터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그의 오랜 연기 내공이 없었더라면 소화 불가능한 것이었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