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여름 커피와 잘 어울리는 공유의 등장은 뭇 여성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소년미와 남성미가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던 '커피프린스 1호점' 당시의 공유는 그야말로 최고의 '로코킹'이 됐다.
전역 후 더 멋있어진 공유는 이번에는 '인도 공유' 열풍을 이끌었다.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매력적인 2대8 가르마를 소화한 그는 극중 지우(임수정 분)의 첫사랑을 추적하며 인도에서 만난 그 모습도 소화했는데, 이때 역시 많은 여성 팬들이 '인도 공유'라 부르며 열광했다.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묵직하게 연기를 닦아온 공유가 다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는 친숙하면서도 드라마 캐릭터로는 매우 낯선 '도깨비'를 만났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공유는 단숨에 '커피프린스 1호점' 이상의 열기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결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심하게 설레게 만들면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는 사실 어느 정도의 성공은 예상된 작품이었다. 로코의 장인이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와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일으킨 섬세한 연출력의 이응복 PD가 만난 기대작이었다. 공유가 김은숙 작가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그가 만들어낼 '도깨비'가 어떻게 풀릴지도 궁금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열풍이다. 김은숙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이응복 PD의 연출력, 그리고 공유와 이동욱 등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가 황금 조합을 이뤘다. 그 중심에서 공유는 올 한해를 뜨겁게 물들인 영화 '부산행'과 '밀정'에 이어 안방극장으로 '공유시대'를 옮겨왔다.
공유와 김은숙 작가의 만남만으로도 일찌감치 '도깨비'가 얼마나 여성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지는 예상됐던 바지만, 그가 그려내고 있는 이 오묘한 캐릭터는 기대 이상이다. 유치할 수 있는 상황도 공유의 연기 완급조절이 캐릭터를 살린다. 불멸의 신 '도깨비'의 신비로움이나 장난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애틋함까지 모두가 매력적인 요소인데, 눈물 한 방울을 툭 흘리는 공유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가 왜 쌓였는지 알게 만든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도 공유가 하면 특유의 담백함이 묻어난다.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에피소드도 자꾸 보게 만드는 매력이 신기하다. '도깨비'의 경우 본방송은 물론, 재방송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계속 작품을 보고 싶게 시청자들을 이끄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스크린에서의 탄탄한 행보에 이어서, '도깨비'는 다시 만난 공유의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