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문영’(감독 김소연)의 개봉이 내년 1월 12일로 확정됐다. 이 작은 영화의 개봉 소식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은 배우 김태리의 첫 주연 데뷔작이라는 설명 덕분.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로 이름을 알리기 전의 풋풋한 모습이 담겨 있는 터라 팬들에게는 꼭 한 번 보고 싶은 혹은 소장하고 싶은 영화였다.
문제는 쉽게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개봉한 영화가 아니라 영화제를 통해 상영됐던 터라 좌석 구하기는 김태리의 팬들에게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라 불릴 만큼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던 것.
실제로 이와 관련해 ‘문영’의 배급사 KT&G 상상마당 측은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 제6회 서울프라이드영화제 등 영화제에서 상영할 때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영’은 카메라에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말 없는 소녀 문영(김태리 분)이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뛰쳐나온 뒤 연인과 울며 헤어지는 희수를 몰래 찍다가 들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금과 비교해서 풋풋한 김태리의 얼굴이 신선하다.
지난 6월 김태리는 박찬욱의 신데렐라로 ‘아가씨’의 숙희 역할로 발탁되며 그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충무로에 데뷔했다.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제37회 청룡영화상과 제25회 부일영화상 등 신인여우상을 휩쓸며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충무로 괴물신예로 불리고 있는 바.
여기에 뒤늦게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그의 진짜 데뷔작 ‘문영’을 정식 개봉시키는 저력을 발휘한 것. ‘아가씨’로 인해 김태리를 알고 그녀를 응원하게 된 팬들의 관심과 성원이 아니었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작된 ‘문영’은 약 1년 만에 더 넓은 세상에 선보여지게 됐다. 어쩌면 대중에게 김태리라는 배우는 운 좋게 박찬욱 사단에 입성해 탄탄대로를 걷게 된 신데렐라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문영’은 그런 시선을 돌리며 김태리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게 하는 좋은 작품일 될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문영'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