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민 MC'는 무언가 달랐다. 13번째 대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유재석이 전 멤버 정형돈과 '그녀석'도 잊지 않은 수상 소감으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유재석은 지난 29일 열린 '2016 MBC 연예대상'에서 '무한도전'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2013년을 제외하고 2005년부터 꾸준히 대상 트로피를 거둬온 유재석의 13번째 대상으로 '유느님'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물론 유재석에게 대상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이미 '국민MC'로서 시청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부담과 책임을 지고서도 모범을 보이는 모습으로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꼽히는 유재석이다.
하지만 앞서 SBS와 KBS에서는 각각 신동엽과 김종민에게 대상을 내주며 무관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어, 이번 MBC에서의 대상은 그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에게도 기쁜 상이 아닐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기쁘게 트로피를 받아든 유재석은 먼저 "상을 받을수록 감사함보다 죄송한 마음이 커진다. 우리 준하 형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다. 김구라, 김성주 씨에게도 감사 드린다"며 함께 후보에 올랐던 이들을 향해 인사하며 진심을 전했다.
특히 '무한도전'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던 중 앞서 하차한 정형돈과 '그녀석들' 노홍철, 길도 잊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그는 ""'무한도전'은 크고 작은 논란과 많은 사랑, 응원을 받았다. 정형돈 씨가 아쉽게도 하차를 했지만, 형돈이가 어디서든 본인이 행복하고 원하는 대로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노홍철, 길 씨도 시청자가 허락하는 그날 '무한도전'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며 이들을 보듬었다.
'국민 예능'이라 불리며 독보적인 인기를 누려온 '무한도전'이지만 그만큼 무거운 왕관을 견뎌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 과정에서 함께 하지 못하게 된 멤버들까지 빼놓지 않고 챙기며 훗날을 기약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다.
더불어 "역사를 통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배웠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꽃길을 걷는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며 현 시국에 대한 소신 발언을 남기며 더없이 완벽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유재석의 수상 소감은 대상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오로지 '무한도전'의 10년째 리더, 유재석이기에 가능했던 울림이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