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도깨비'의 마법이 안방을 홀리고 있다. 하지만 같은 시각, 또 다른 채널에서는 제대로 먹어 본 자들의 안방 습격이 이어지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 김준현, 김민경, 유민상, 문세윤이 주인공. 어느새 이들이 신 나게 먹은지도 100회가 됐다.
5일 오후 전북 고창에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100회 특집 녹화가 진행됐다. 제작진은 100회를 맞아 특별히 tvN '삼시세끼-고창편' 촬영장을 찾아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 네 사람의 먹는 이야기를 담았다. 맛집이 아닌 시골집을 찾아가 '삼시 몇끼'를 먹겠다는 신선한 포맷이다.
지난 2015년 1월 30일부터 전파를 탄 '맛있는 녀석들'은 차원이 다른 '먹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준현은 "프로그램이 예고 없이 폐지되고 '먹방'이 시들하다는 난세에도 100회를 찍었다니 감회가 새롭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민상도 "여태껏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 2년간 해 온 프로그램이 전무후무하다"며 "시청자 여러분 사랑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또 제작진과 팀워크가 좋다. 즐겁게 촬영하니까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봐 주시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홍일점인 김민경은 '맛있는 녀석들' 덕분에 입맛이 바뀔 정도. 그는 "멤버들 덕분에 맛을 알게 됐다"며 "'식신로드'처럼 본보기가 되고 싶다. 더 길게 장수할 수 있는 '먹방'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막내 겸 '문선생'으로 활약 중인 문세윤은 "우리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이 즐겁다는 말을 경험하고 있다"며 "우리 넷, 뚱뚱해도 건강하다.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맛있고 건강한 웃음, 맛있게 먹으면서 이어가겠다"고 활짝 웃었다.
2년간 달려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방송 초반 네 사람은 캐릭터를 잡지 못해 갈팡질팡했고 시청자들의 지적은 쏟아졌다. 그 중심에 '맏형' 유민상이 있었다.
김준현은 고충을 묻는 말에 유민상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초반에 이 형을 어떻게 받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케미'가 나오니까 괜한 기우였다는 걸 알았다. 그만 나가라는 시청자들 악플이 많았는데 요즘은 가장 재밌다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유민상도 "개그맨이다 보니 방송 초반에 이것저것 던졌다. 그런데 아니더라. 먹는 걸 잘하는 편도 아니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김준현이랑 캐릭터에 대해 의논했다"며 '이십끼형'으로 자리잡은 계기를 설명했다.
문세윤은 '맛있는 녀석들' 덕분에 '대세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저를 레벨 업 시켜 준 프로그램이다. 예능인의 길을 걷게 해 준 '맛있는 녀석들'이다. 예능 울렁증이 있었는데 든든한 형을 얻은 느낌이다. 프로 팀에 속한 기분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민경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맛있는 녀석들'은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인생에 전환점을 줬다. 눈물이 날 만큼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개그우먼으로서 '개그콘서트'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김민경 저를 보여 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잘 먹는 넷이 뭉쳐 '넘사벽 먹방'을 완성했다. 더 먹었는데 덜 먹은 척 조작 방송 의혹이 일 정도로 다른 '먹방'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맛있는 녀석들'이다. 즐겁게 먹는 걸 카메라가 찍을 뿐이라는 그들, '맛있는 녀석들'이 잘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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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창=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